(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퍼스트'를 강조하면서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지만, 금융 소비자들의 평가는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국내 금융회사 모바일 앱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권이 출시한 각종 모바일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매긴 평점은 iOS 운영체제 기준으로 5점 만점에 평균 2.4점,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3.3점이었다.

이는 금융연구원이 은행권과 증권사, 보험사 등 각 금융업권 모바일 앱에 이용자들이 부여한 평점을 조사한 결과로, 은행권에는 시중은행 12곳과 인터넷전문은행 2곳, 농협·수협·기업·KDB산업은행 등 특수은행 4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나 JP모건 등 해외 주요 은행의 평균 평점이 5점 만점에 가까운 4.5~4.8점 사이로 조사된 것과 비교하면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 평점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iOS 앱스토어에서 KB국민은행의 스타뱅킹의 이용자 평점은 1.9점, 신한은행의 쏠은 2.1점, 우리은행의 원터치개인뱅킹은 1.6점, 하나은행의 원큐뱅크는 1.7점의 평점을 받았다.

이들 은행의 모바일 앱은 대체로 이용자 편의성 부문에서 불만이 높았다.

이용자들은 기본 앱뿐만 아니라 간편송금, 알림 서비스, 인증 등의 기능을 위한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큰 불편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의 단순 뱅킹 서비스인 '스타뱅킹 미니'에서 지문 인증 방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KB스타뱅킹' 앱을 설치한 뒤 해당 앱에서 지문인증서를 등록해야 한다.

또 생체인증 등 간편 인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등의 인증 매체를 써야 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렇다보니 통합 앱과 지문 인식, 사용자 위주의 앱 환경 등을 구현해 놓은 카카오뱅크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앱의 평점은 3.8점이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앱을 유일한 영업 채널로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앱으로만 영업하고 있기 때문에 출시 초부터 앱 편의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면서 "고객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정보는 계좌 관련 정보라고 생각해 상품 소개 페이지는 별도로 구성하는 등 사용자 환경 개선에 초점을 둔 것을 (고객들이) 편리하게 받아들이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니터링을 통해 고객의 불편한 점을 수시로 개선하고 있다는 점도 편의성 개선 요인이다.

카카오톡에서 송금할 계좌를 전달받아 '복사하기'를 누른 후 카카오뱅크에 접속하면 '복사한 계좌로 이체하기' 버튼을 통해 바로 송금할 수 있는 기능도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된 기능이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간 관련 인력구조 차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내부 정보기술(IT) 관련 인력이 약 40% 정도에 달하고, 모바일 앱 기획부터 디자인, 개발까지 모두 내부에서 총괄하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의 경우 고위직 위주로 외부 디지털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개발 부문은 외주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있어 실무 차원에서 인터넷전문은행만큼 발빠른 대응을 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시중은행은 펀드, 적금, 방카슈랑스, 환전 등 업무 범위가 넓기 때문에 통합 앱을 특정 기능 위주로 간편화하기는 어렵다"면서 "대신 고객의 니즈가 각기 다른만큼 각 기능을 단순화시킨 별도 앱을 운영하는 전략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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