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연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완화적' 기조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이러한 기대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노무라의 조지 곤칼브스 채권전략 헤드는 "주식시장은 연준이 거의 (할일을) 다했거나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신호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그들이 그렇게 한다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내년도 금리 인상 횟수는 줄이고, 내년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는 등 '비둘기파적'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연준에 금리 인상을 중단하라고 압박하는 등 금리 동결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완화적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오름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하락했다.

연준의 완화적 행보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주가가 크게 하락해 투자 심리가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준이 나서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켜주길 바라는 것이다.

마이클 하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최고투자전략가는 "최근 (주식) 시장이 약세 쪽(bearishness)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라며 "모든 시선이 이번 주 연준으로 쏠리면서 비둘기파적 메시지가 약세장에서의 반등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곤칼브스는 "연준이 과거 내년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었으며 지금은 (이러한 낙관론을) 낮춰야 할 것"이라며 그들은 대통령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금융환경이 약해지고 있어 "시각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연준이 기대하는 대로 움직여줄지는 불확실하다. 완화적 기조를 보인다면 어디까지가 완화적 기조일지도 불확실하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짐 캐론 픽스드인컴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그동안 많은 FOMC는 연준이 무엇을 할지 알았고, 무엇을 말할지 알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불안감이 있다며 이러한 불안감은 연준이 "비둘기들을 실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반대로 연준이 트럼프의 요구대로 금리를 동결하는 극단적 선택을 할 경우에도 시장의 반응은 충격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곤칼브스는 "그들이 더 완화적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더 파괴적일 것이다. 더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완화적 기조를 보일 수 있지만, 그들이 충분히 비둘기파적 기조를 보여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정말로 완화적인 기조를 보이려면 그들을 멈추게 하는 요인들을 열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만약 금리를 올리더라도 2020년에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줄 경우 이 역시 매우 비둘기파적 기조로 읽힐 수 있다고 곤칼브스는 언급했다.

곤칼브스는 "그들이 항복할 준비가 됐는지 확신할 수 없다"라면서도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기본적으로 매우 완화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그들은 내년 이후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론은 연준이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라면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강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연준이 비둘기파적 기조를 보이면 금리는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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