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변동성지수(VIX)가 1%포인트 오르면 외국인의 국내채권 매수 강도가 0.13%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수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9일 '한국 채권시장의 해외자본 유출입 결정요인' 보고서에서 "모든 외국인 투자 주체들은 주요국 외환보유액과 글로벌 리스크요인에 유의미한 반응을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고서는 2008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한미금리 차, 주요국 외환보유액, 글로벌 리스크요인(VIX), CDS 프리미엄의 외국인의 자본 잔액 대비 유입액 변화를 분석했다.

외국인은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공공자본과 펀드, 은행 등 민간자본으로 나눴다.

분석결과 중앙은행, 국부펀드, 펀드는 내외금리 차에 유의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이 외국인 자금이탈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민간자본 중 은행이 유일하게 1개월물과 1년물 금리 차에 유의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단기채권 거래를 통한 차익거래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해외 자본이 내외금리 차에 유의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로 국내 채권시장에서의 은행자본 비중 감소, 바젤Ⅲ 등 은행자본 규제, 리스크관리 강화, 주요국 외환보유액 유입 증가 등을 꼽았다.

주요국 외환보유액 증감과 글로벌 리스크 요인에는 모든 외국인 투자 주체가 영향을 받았다.

금융위기 이후 공공자금의 국내채권 매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전체 외국인 중 공공자금 비중은 70%를 웃돈다.

이들은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국가별로 비중을 나눠서 투자하게 된다. 이들의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면 채권 투자 절대 규모도 동시에 늘어나는 셈이다.

외국인은 글로벌 리스크요인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VIX가 1%포인트 높아지면 외국인의 국내채권 투자 증가율이 0.13%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이 유지된다면 주요국 외환보유액의 추세적 증대에 따라 우리나라 채권시장으로의 자본유입도 늘어날 전망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또는 국가리스크가 커지면 일시적으로 자본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며 "외환·금융시장의 제도적, 정책적 방안을 지속해서 시행해서 장기자본이 안정적으로 유입될 여건을 마련하고 해외자본 흐름 변동성을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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