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과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거나 혹은 중단하는 등 전환기에 실수를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명확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컬럼비아 비즈니스스쿨의 글렌 허바드 학장은 1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연준이 어떤 정책 변화를 취하더라도 그 이유를 명확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연준이 경기 전망을 똑같이 유지하지만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전망을 낮춘다면 이것은 사실상 정책을 바꾼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면서 이는 연준이 주식시장을 진정시키려는 의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바드 학장은 "연준은 반드시 우리에게 이것이 경기에 대한 판단인지, 아니면 경기에 대해 그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판단한 것인지 말해야 한다"면서 "이 두가지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연준이 반드시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느리게 긴축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하는 전환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2차 대전 이후 13번의 금리 인상 주기 때 10번의 경우가 경기침체로 이어진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허바드 학장은 "연준은 매우 재능있는 이들로 구성돼 있다"면서 "그렇다고 해도 연준은 역사적으로 전환점에서 실수를 해왔다"고 말했다.

매체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후 행보는 불확실성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주가가 불안하게 움직이고 경제가 일부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어 내년 연준의 행보를 둘러싼 그동안의 예측이 더는 유용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금리 인상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전망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연준은 최근 내년 금리인상 횟수에 대한 추정치를 조정하고 예측이 더 어려워졌음을 시사했다.

매체는 파월 의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는 백악관의 공격에 굴복하지 않고 경제에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정책을 선택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것이 연준이 대통령으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받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트위터를 통해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공격한 데 이어 전날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을 읽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칼럼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때임을 시사하고 있다.

연준은 다음날 금리 결정 후 내년에 얼마만큼의 추가 인상이 필요할지에 대한 추정치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연다.

그동안 연준은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면밀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대부분 언급해왔다.

매체는 그러나 이같은 접근은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더할 것이며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더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증권의 토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망이 더 흐릿해질 때 안전한 베팅은 지표에 의존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문제는 정확히 어떤 지표를 봐야 하느냐는 것이다. 새로운 지표는 매일 나오고 이는 시장을 혼란스럽게만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고 임금이 결국 반등세를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연준은 물가 안정세를 유지하고자 금리를 계속 인상해왔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어려움은 어떤 지표를 그들이 봐야 하는가이다. 고용시장을 봐야 한다면 그들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면서 "주식시장을 본다면, 음, 다소 비둘기파적 분위기가 필요하며 일단 멈추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그릇을 막대기로 돌리는 것은 어렵다. 그렇게 한다면 몇 개의 그릇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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