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KB증권이 예상을 깨고 통합 3년 차에도 각자대표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지주는 19일 사장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KB증권 신임 사장 후보에 박정림·김성현 대표를 선임,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선정된 후보는 오는 20일과 21일 양일간 해당 계열사의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최종 심사ㆍ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박 신임 사장후보는 1963년생으로, KB금융지주 자산관리(WM) 총괄 부사장, KB국민은행 부행장, KB증권 부사장을 동시에 맡아왔다.

증권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이자 KB금융 내에서는 김해경 KB신용정보 사장에 이어 두 번째 여성 CEO가 됐다. 그는 WM뿐만 아니라 리스크, 여신 등 폭넓은 업무 경험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김 신임 사장후보도 박 후보와 같은 1963년생이다. 한누리투자증권을 거쳐 KB증권에서 기업금융(IB)을 총괄해왔다. 투자자산 다변화 등을 통해 시장 지위를 개선할 수 있는 검증된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 안팎에선 각자 대표제를 2년간 유지하며 통합 초기의 혼란을 수습했으니 통합 3년 차인 내년부터는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KB금융은 이번에도 각자대표제를 고수했다.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한 이유로 균형인사 등이 거론된다.

박 후보는 WM 등의 분야 전문가지만, 은행 출신이고, IB업무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 반면 김 후보는 자타공인 IB 분야 전문가다.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해 서로의 강점을 살리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지난 2년간의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도 각자 대표제 유지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3분기까지 KB증권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천4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528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통합 전인 지난 2016년에는 한 해 동안 3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증권업계에서 각자대표제를 하고 있는 곳은 통합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뿐"이라며 "단독대표, 각자대표제 모두 장단점이 있는데, 각자대표제 하에서는 두 명의 대표가 갈등을 빚지 않고 서로 시너지를 잘 유지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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