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파월 풋이냐, 트럼프 풋이냐
<뉴욕은 지금> 파월 풋이냐, 트럼프 풋이냐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8.12.2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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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2018년 12월, 뉴욕증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12월 들어 지난 19일까지 S&P500 지수는 9.17% 떨어졌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8.67% 하락했다. 모두 대공황 당시인 1931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1931년 12월에 S&P500은 14.5%, 다우지수는 17.0% 내렸다.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2년 12월에도 두 지수의 하락률은 6.0%, 6.2%로, 최근보다 나았다.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나오는 지금과 그나마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2015년 12월에도 다우지수는 1.7% 하락에 그쳤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증시를 달랬던 11월 말, 12월 초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파월 의장은 주식시장에 카드를 내보인 것이다. 드디어 '파월 풋'이 나왔다"

11월 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설에서 현 금리 수준이 중립금리 '바로 밑에(just below)'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주식시장을 띄워주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0월 초 현재 금리는 중립금리에서 '멀리 떨어져'(long way) 있다고 말해 증시 급락을 불러왔던 파월 의장의 변신이었다. 증시는 당연히 상승세로 화답했다.

파월 풋은 파월 의장이 구원 투수로 나서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들이 하락장에서 손실을 줄이고자 풋옵션을 매입하는 것처럼 파월 의장의 적극적인 대응이 투자자의 손실을 막아준다는 의미다.

1987년 10월 주식시장이 붕괴하자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금리를 낮췄고, 풋은 이때부터 연준의 주식시장 안전망이라는 단어로 쓰였다. 이후 버냉키 풋, 옐런 풋 등 이전 연준 의장 이름을 붙인 단어도 생겨났다.

올해 2월 파월 의장이 취임한 직후에도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당시 그가 파월 풋을 선보일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없었다.

이후 파월 의장의 발언이 있을 때마다 증시가 급락한 적이 많아 파월 풋 기대는 사실상 포기해야 할 처지였다. 그랬던 파월 의장은 11월 말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역대 연준 의장들이 주가 폭락을 방어한 전례처럼 변신했다.

파월 풋에 심취해있던 12월 초, 월가에서는 "파월 풋은 잊어라. 이제는 '트펌프 풋'에 집중할 때다"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휴전 소식이 전해졌다. 악화일로의 미·중 관세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을 통해 한고비를 넘겼다. 일단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풀어보자고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후로 수많은 트윗을 올려 증시 분위기를 띄워보려 했다. 다우지수 흐름을 '분 단위'로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에게 취임 후 주가 상승은 가장 중요시하는 직무성과이자, 자신을 둘러싼 많은 비판에 반박하는 근거다.

3개월간의 시간을 벌었다는 안도도 잠시, 다른 고비가 나타났다.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입장차는 여전했고, 시장의 혼선은 가중됐다.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 측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고 증시는 폭락세를 이어갔다. 12월의 재앙과 같은 성적표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양국 문제는 다시 원점이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하다.

3개월 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기대는 희미해졌고, 그 사이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비집고 들어왔다.

좀체 없던 파월 풋은 등장만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했다. 너무 잦아서 전보다는 영향력이 다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트럼프 풋도 무시할 수 없다.무역정책의 키를 쥐고 경제 전반을 좌우할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 때문에 주가가 하락한다며 연준 탓을 했지만, 파월 의장은 예상대로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렸다. 12월 금리 인상은 예상됐던 것이지만 주가는 다시 폭락햇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파월 의장은 여러 번의 금리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협상을 결론짓게 된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나타나는 증시 상승인 산타랠리 기대를 올해는 접어야할 것 같다는 얘기가 많다.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트럼프 풋이나 파월 풋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은 많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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