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국제 유가가 5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유가와 연동된 원유 관련 펀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의 펀드가 손실을 면하지 못했으며, 최근 6개월간의 수익률이 마이너스(-) 30%에 달하는 펀드도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6달러(2.1%) 상승한 47.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원유·정제유 재고가 감소하며 유가가 반등했지만, 약 3개월 전 유가가 70달러를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WTI는 지난 17일 2.6% 하락하며 201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0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이틀 연속 하락했다. 지난 1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WTI 가격은 배럴당 3.64달러(7.3%) 급락한 46.2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17년 8월 3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루 하락률로는 2015년 9월 1일 이후 가장 컸다.

최근 몇 달 새 유가가 반 토막 가까이 나면서 유가와 연동된 원유펀드와 ETF 수익률도 곤두박질쳤다.

연합인포맥스 펀드유형별 리스트(화면번호 5350) 등에 따르면 전일 기준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 상장지수 [원유-파생]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8.80%로 집계됐다. 지난 6개월간은 -19.74%였다.

같은 기간 삼성WTI원유특별자산1[WTI원유-파생]의 수익률은 -9.14%,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상장지수(주식-파생)(합성H)의 수익률은 -18.49%를 기록했다.

이 펀드들의 지난 6개월 수익률은 각각 -20.80%, -30.82%로 집계됐다.

반면,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원유 인버스 ETF는 수익을 냈다.

'미래에셋TIGER원유인버스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원유-파생)(H)'의 지난 1년 간 수익률은 2.20%다. 지난 6개월간은 20.0%의 수익률을 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가 급락한 것은 원유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추가 하락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는 지난주 회원국, 비회원국들이 일간 약 12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3위 회원국 카타르가 OPEC을 탈퇴하고, 이달 들어 러시아가 최고 수준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혀 시장에 공급 과잉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격화로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10월 초부터 국제유가의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 유가 수준에 반영된 시장 우려가 펀더멘탈 대비 과도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시장 심리가 악화해 있고, 금융시장 요인이 유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어 유가 하단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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