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최근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보합권의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국내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를 유인한 것이 지수 방어의 일등 공신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20일 코스피는 오전 11시 현재 전일보다 0.48% 하락한 2,068선에 거래됐다. 장 초반 1% 넘게 급락했지만 이내 낙폭을 회복하고 있다.

뉴욕증시가 급락한 최근 나흘간 추이를 보면 전반적으로 보합권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 17일 코스피가 1.7포인트(0.08%) 올랐고, 18일에는 9포인트(0.43%)가량 하락했으나 전일엔 다시 17포인트(0.81%) 올라 낙폭을 만회했다.

이 기간 뉴욕증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4,500선에서 23,300선으로 1천200포인트(약 5%) 급락했다.

이처럼 국내증시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기존에 지수 하락폭이 컸던 상황에서 지수선물시장을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된 이유가 큰 것으로 풀이됐다.

외국인은 최근 4거래일 연속으로 지수선물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계약수는 1만5천계약을 넘어섰다. 금액으로는 1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외국인 선물 매수는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인 시장베이시스 회복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차익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연결됐다. 최근 나흘간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주식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약 8천억원에 이른다.

프로그램 매수는 주로 증권/선물 등 국내 기관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관은 이 기간에 프로그램 매수 금액과 유사한 수준의 현물 주식을 매입했다. 증권/선물이 약 7천억원을 순매수했고, 사모펀드와 투신이 1천억원가량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다만, 외국인의 지수선물 매수는 기술적인 반등을 노린 단기 자금의 유입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지속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연구원은 "외국인이 최근 선물 매수를 강화하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 이벤트 이후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 12월물 만기 이후로만 1만계약 이상의 누적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는데, 고평가된 선물을 매수하는 것은 한국물에 대한 변동성 베타 플레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증권/선물이 이달에만 코스피200 주식 현물을 1조8천억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연초 이후에 시장베이시스가 보합권으로 내려가는 경우나 또는 1월물 선물 만기일에 청산 시도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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