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통화 긴축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정부 일시 폐쇄(셧다운)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하락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 방침에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경제 성장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전방위적 위험 회피로 5% 가까이 폭락했다.

연준이 전일 금리를 인상한 이후 내년에도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불안이 확산했다. 당초 세 차례보다 내년 금리인상 전망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보다는 긴축적이란 진단이 우위를 점했다.

미 정부 셧다운 우려도 고조됐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은 대통령이 전일 상원을 통과한 임시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 상원은 전일 오는 2월 8일까지 셧다운을 피할 긴급 단기 지출법안을 승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안을 거부할 방침을 밝히면서 셧다운 현실화 우려가 커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요인이 불거졌다.

미 법무부는 이날 안보 관련 정보는 물론 주요 기업의 사업 기밀, 지식재산권 정보 등을 빼돌린 혐의로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다수 동맹국이 중국의 기술 관련 불법행위를 규탄하는 성명을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12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의 12.9에서 9.4로 하락했다. 지난 2016년 8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 10월 22.2에서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5.0에도 한참 못 미쳤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에서 8만 명 증가한 21만4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 21만5천 명보다 다소 적었다.

지난 11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0.2% 올랐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변화 없음이었다. 다만 지난 10월 선행지수가 0.3% 하락으로 하향 조정되는 등 최근 추세는 약화했다.

한편, 이날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0.75%로 유지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64.06포인트(1.99%) 내린 22,859.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9.54포인트(1.58%) 내린 2,467.4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8.42포인트(1.63%) 하락한 6,528.41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중 한때 2%가량 급락하면서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내리는 약세장에 진입하기도 했다. 나스닥은 6,487.75선 아래서 종가를 형성하면 2009년 3월 이후 장기간 지속한 강세장을 마감하게 된다.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전일 결정 이후 파장과 미 정부 셧다운 우려, 미·중 무역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연준이 전일 금리를 인상한 이후 내년에도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불안이 확산했다. 당초 세 차례보다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보다는 긴축적이란 진단이 우위를 점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지속하리란 점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연준의 긴축 행보가 지속한다면 경기 둔화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불안이 형성됐다.

미 정부 셧다운 관련해서도 우려가 다시 커졌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은 대통령이 전일 상원을 통과한 임시예산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후 성명을 통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상원은 전일 오는 2월 8일까지 셧다운을 피할 긴급 단기 지출법안을 승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안을 거부할 방침을 밝히면서 셧다운 현실화 우려가 커졌다.

민주당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라이언 의장은 하원에서 새 대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요인이 불거졌다.

미 법무부는 이날 안보 관련 정보는 물론 주요 기업의 사업 기밀, 지식재산권 정보 등을 빼돌린 혐의로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했다.

미 법무부는 "중국이 이들의 행동과 관련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다수 동맹국이 중국의 기술 관련 불법행위를 규탄하는 성명을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약국 체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 주가가 매출 부진 영향으로 5.0%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전통적 경기 방어주인 유틸리티가 0.27% 오른 것을 제외하고 전 업종이 하락했다.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가 2.79% 하락해 가장 부진했다. 기술주는 1.88%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전방위적 투자 심리 위축에 따른 약세장 지속가능성을 우려했다.

KBW의 R.J 그란트 이사는 "모든 종류의 투매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패닉 성 투매는 아니지만, 꾸준한 매도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5.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95% 상승한 28.3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5bp 오른 2.787%를 기록했다. 장중 2.769%로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3.010%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5bp 오른 2.67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 13.6bp에서 이날 11.6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영향으로 단기물 국채수익률은 상승했다.

내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낮춰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시장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인 연준에 대한 우려로 뉴욕증시가 연속 급락하자 상승세로 전환했다.

연준은 내년 2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해 기존의 3번보다 낮췄으며, 2020년에는 단 한 번의 금리 인상만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투자자 우려를 충분히 잠재우지 못했고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큰 폭 하락했다.

전일에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의 쏠림이 강해졌지만, 이날은 다소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AMP 캐피털의 셰인 올리버 투자전략 대표는 "주식시장을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했지만, 연준은 비둘기파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임스 캐피털의 산드라 홀드워스 분석가는 "미 국채수익률 곡선이 연준의 향후 몇 년 금리 인상 속도를 아직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연준은 내년 2번, 2020년에 1번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수익률 곡선은 단 한 번의 금리 인상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신 수익률 곡선은 내년의 부정적 경제 전망을 포함한 무역분쟁, 주식과 신용시장 부진, 미국 재정부양 효과 퇴색 등의 공포만 반영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이런 차별화는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주식시장 약세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 하락 공포와 공격적인 연준 우려도 인지하고 있다.

연준은 "금융시장 흐름과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평가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또,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 축소 방침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24에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홀만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자동으로 이어갈지, 2번 이상의 금리 인상을 할지를 시장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를 예상하는 기간에 대해 시장은 너무 많은 위험을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0.75%로 유지했다.

다만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으며, 글로벌 경제 둔화가 영국 경제에 하락 위험이 된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21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580엔보다 1.365엔(1.21%)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58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730달러보다 0.01216달러(1.07%)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7.46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04엔보다 0.58엔(0.45%)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73% 떨어진 96.352를 기록했다.

연준이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2020년 초까지 3번 이상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준 뒤 미국 경제의 성장 열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국채시장에서 장중 2년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격차가 11년래 최저로 좁혀지는 등 미 국채시장에서도 경기침체 경고를 보내고 있다.

단기물이 장기물 수익률을 뛰어넘는 수익률 곡선 역전은 오랜 기간 경기침체 선행 지표로 인식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카말 샤마 G10 외환 전략 이사는 "연준은 내년 금리와 관련해 '오토 파일럿'으로 남아있는 것보다 시장에 반응해 조치하는 데 더 큰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 흐름 역시 달러에는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의 송환 자금은 올해 1분기에 거의 3천억 달러에 육박했지만, 3분기에 9천300억 달러로 줄었다. 거의 3분의 1가량으로 축소된 것이다.

안전자산 선호에 달러는 더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화에 특히 약세를 보였다. 달러-엔은 9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파운드-달러는 0.14% 소폭 올랐다. 시장이 충분히 예상했지만, 파운드-달러는 발표 이후 상승 폭을 줄였다.

스웨덴 중앙은행이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영향으로 크로나가 달러 대비 0.6% 상승했다. 스웨덴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인상에 나섰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알빈 탄 외환 전략가는 "연말 통상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며 "이날 오전 외환시장에 일부 이런 모습이 나타났으며 달러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29달러(4.8%) 폭락한 45.8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17년 6월 이후 최저치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뉴욕증시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WTI는 전일 미국 원유 재고 감소 등으로 상승 마감했지만,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및 시장 기대보다 덜 비둘기파적인 정책 스탠스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인 여파를 받아 하락 출발했다.

인도의 11월 원유 수입이 전년 대비해서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 줄어들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최근 원유시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로 타격받는 상황이다.

유가는 이후 뉴욕증시 불안이 심화하면서 가파르게 낙폭을 키웠다.

산유국 감산 관련 소식도 일부 나왔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 회원국에 보낸 서한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초 공개했던 하루 평균 25만 배럴보다 많은 32만 배럴가량을 감산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바르킨도 총장은 감산에 참여하는 국가가 2.5%가 아닌 3%를 감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총 감산 규모는 하루 평균 120만 배럴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별 구체적인 감산 규모를 공개하는 것이 감산 이행에 대한 시장 신뢰를 강화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원유시장 심리가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창립자는 "매우 부정적인 스토리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OPEC의 감산 규모 공개 움직임에 대해서도 "OPEC이 시장 투매에 당황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감산 규모가 충분한지에 대한 의심을 키웠다"면서 "이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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