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역대 최장기 '불 마켓(bull market)'을 이어온 미국 금융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1~2개월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년 이상 '베어 마켓(bear market)'이 지속한다고 보면 내년 연초엔 금융시장이 많이 흔들릴 겁니다"

최상윤 KDB산업은행 차장은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달러-원 환율 전망에 대해 "내년엔 경기 하강 이슈가 금융시장 전체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 흐름을 그래프로 그리자면 경기 부진 우려가 강해지면서 연초 1,150원을 상단 타깃으로 상승한 후 2분기 들어 일부 지표 개선과 우려 완화로 반락, 3~4분기 재반등하는 셈이다.

달러-원 한해 등락폭은 1,100~1,150원으로 봤으나 하단은 대체로 1,110원선이 지지될 것으로 봤다.

최 차장은 "경기선행지표가 꺾이기 시작한 게 지난 2017년 8월 정도"라며 "내년 3∼4분기에 지표가 살아나면서 주식시장이 반등할 순 있겠으나 여태까지 최장기간 경기 지표가 꺾인 기간이 21개월까지라고 보면 10년 이상 랠리를 이어오던 미국 금융시장 조정이 하반기에도 지속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 상단은 1,150원대로 열어뒀으나 단기적으로 상승에 대한 조정도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1분기에 1,120원에서 1,150원 사이에서 움직이면서 상승하겠으나 1,150원 초과해서 상승하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도 어찌 보면 비둘기파적 면을 지니고 있고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이 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나 공개적인 연설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을 꾸준히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동반되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인상이 어렵다는 진단이 이어졌다.

한국의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선 동결로 무게를 실었다.

최 차장은 "미국 경기 흐름이 꺾일 것이란 전망 속에 상반기엔 금리 인상을 못 할 것이고 하반기 경기 상황을 봐야할 것"이라며 "한 번 금리 인상이 늦어지고 지표가 살아나지 못하면 내년 1회 정도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심각한 재정 부족이나 금융시장 위기가 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엔 '아니오'란 답이 나온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 당시에 미국 기준금리가 5%를 넘어갔고 한계 가구가 나오면서 시장이 무너졌으나 현재는 금리를 올리더라도 3%까진 견딜만한 수준"이라며 "미국 시장의 진폭이 서서히 우하향하겠으나 금융시장이 무너지는 상황까진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외환시장을 강타했던 미중 무역 갈등 이슈가 점차 협상 타결로 이어지면서 소멸되고 브렉시트,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 등도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그는 "지난 10년간의 금융시장 흐름을 보면 항상 우려했던 건 결국 해소된다"며 "리스크는 항상 가격에 선반영되고 해소 후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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