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미국 경기는 여전히 견고하고, 우리나라 기초체력(펀더멘털)은 약화하고 있다"

서정우 KEB하나은행 차장은 20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달러-원 환율이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서 차장은 내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평균 달러-원 환율을 1,130원과 1,135원, 1,140원, 1,150원으로 점쳤다.

먼저 서 차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세계 교역량이 감소함에 따라 국내 수출 경기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금리가 상승 추세에 놓여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가계의 소비 여력도 축소되면, 결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봤다.

이런 국내적 요인이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약보합 수준이라고 서 차장은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매파적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달러-원을 위로 밀어 올리는 재료다.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인상하고,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금리 인상 횟수를 종전 3회에서 2회로 조정했다.

서 차장은 "미국 경기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연준의 매파적인 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분쟁에 대해서는 양국 간 주도권 경쟁이 지속하며, 단기간 해결점이 도출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미·중 무역갈등의 부정적 영향이 국내로 전이될 위험이 상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도 했다.

또 연준의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 아래 외화조달 및 외채 상환 리스크가 큰 취약 신흥국 우려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점차 완화하고 있으나, 비핵화 합의 불확실성이 다소 계속되면서 원화에 강보합 요인이 될 것으로 서 차장은 진단했다.

외환 당국의 환율정책은 쏠림 현상이나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는 것이니만큼, 원화 가치에 중립적 요인에 그칠 것으로 판단했다.

서 차장은 "대내적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재료에 달러-원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위안화와 높은 상관관계는 내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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