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거래소가 서울사옥 로비에 있는 전광판을 새로 바꾸고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공사를 마치고 나면 새해부터는 새 전광판에 주가지수를 띄운다.

공사가 기한 내에 끝난다면 연말 폐장식 때도 반짝이는 새 전광판에 주가지수 종가가 나올 수 있다.

거래소의 새 전광판 공사 배정 예산은 18억원.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 결과 추정 가격은 16억6천500만원, 최종 입찰가격은 14억6천560만원이다.

연말이 가기 전에 비싼 전광판 공사가 대대적으로 벌어지면서 거래소 일각에서는 예산 관련 지적도 이어졌다.

하지만 거래소 측은 사업계획에 따라 수개월의 컨설팅을 거쳐 진행한 공사라고 설명했다.

신관 로비의 전광판이 2006년 설치 후 12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된데다 표출 컨텐츠도 주요지수, 상장기념식 개최안내, 외빈 환영문구 등에 그쳐 새로운 디스플레이 설치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해외거래소의 사례를 보더라도 3년 전에 이미 전광판을 바꾼 곳이 많고, 런던, 유로넥스트 등은 한국거래소보다 전광판이 크게 설치돼 있다.

물론 기존 전광판과 비교해 18억원 짜리 새 전광판에 대한 호기심도 적지 않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린 거래소의 그림은 이렇다.







주가지수 상승을 의미하는 황소(bull)와 하락을 의미하는 곰(bear)을 만들어 놓은 '소와 곰'상도 무사하다.

거래소는 LED 방식을 적용한 전광판을 샹들리에처럼 이어붙인 모양을 구상했다.

'한국거래소의 첨단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도록 국내 최고 수준의 디자인과 자재를 활용해 구축할 것'이 거래소의 추진 방향이다.

LED전광판은 주가지수, 환율, 각종 행사, 현장 촬영 표출, IPTV, 방송, PC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 영상물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엘리베이션 장치와 더불어 금융정보 송출을 위한 통합운영 솔루션도 개발해야 하고, 원격 제어도 돼야 한다.

최고의 화질과 고해상도로 문자 오독이나 도표 오인이 초래되지 않도록 설치 위치, 시청 거리, 가시각 등을 최대한 고려해 '최고 품질의 풀 칼라(Full Color) LED' 전광판으로 설계해 줄 것을 거래소는 강조했다.

개장식, 상장식, 환영용, 행사용은 물론 상시 계절별 디자인 제안도 받았다.

거래소가 보유한 예산을 활용해 최고 품질의 풀 칼라 LED 전광판을 만드는 것이지만 증권업계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주가지수가 연말로 갈수록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내년에는 미국이 금리인상 횟수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확인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짙다.

미국 정부 일시 폐쇄(셧다운) 우려도 합쳐지면서 투자 심리는 점점 악화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거래소의 초호화 전광판 공사를 그리 반가워할 형편이 아닌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나빠도 거래소는 수수료 장사기 때문에 수익에 지장이 없다"며 "시장이 안 좋다고 전광판 공사를 못할 이유는 없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거래소 관계자는 "서울사옥은 외빈 참여 행사나 증권금융 교육 세미나, IR, 국제회의장 대관 등 다수 방문객이 이용하고, 자본시장 관련 보도영상 등에 활용되는 장소"라며 "다양한 증권·금융 정보 전달과 컨텐츠 표출 등을 통해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KRX의 역동성, 상징성을 부각할 수 있는 LED 디스플레이 설치가 필요했다"고 언급했다. (정선영 산업증권부 차장대우)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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