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T 앨리슨 교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투키디데스의 함정' 개념에 대입해 설명한 학자가 미중 관계를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을 투키디데스의 함정으로 설명한 그레이엄 T 앨리슨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같이 전했다.

앨리슨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전쟁을 향해 가고 있을 수 있으며, 양국이 서로의 관계를 '새로운 전략적 개념(new strategic concept)'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있어 새로운 전략적인 개념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시각에서는 기존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이 이미 붕괴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기존에 서로를 인식하던 개념이 변화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앨리슨 교수는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지 않고, 전략적인 '적(adversary)'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어떠한 개념으로 정립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한 답을 아직 찾지 못한 상태로 보인다고 앨리슨 교수는 설명했다.

앨리슨 교수는 "(새로운 관계 정립은) 중국에 어려운 일이다"면서 중국이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아직 답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앨리슨 교수는 "(미국과 중국) 양측에게 충분히 좋은 새로운 전략적 개념을 찾지 못할 경우, 우리는투키디데스의 함정에서 계속해 균열할 것이다"라면서 "이는 매우 위험한 시기이다"고 말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은 신흥 강대국이 급부상하면서 기존 강대국의 극심한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전쟁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기원전 5세기 스파르타가 아테네의 부상에 두려움을 느껴 발발한 펠로폰네소스전쟁을 설명한 데에서 유래했다.

이 개념은 앨리슨 교수가 자신의 저서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에서 무역 등 전방위적 영역에서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 서로 원치 않는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앨리슨 교수는 당시 저서에서 "역사적으로 투키디데스 함정에 해당하는 사례가 16건 있었고, 그중 12건이 실제 충돌로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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