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 우려와 미·중 무역협상에 회의론 등으로 또 한차례 급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속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정부의 일시적인 폐쇄(셧다운)와 경제 둔화 우려로 위험회피가 커져 반등했다.

뉴욕 유가는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6.87% 급락했다. S&P 500 지수는 7.05%, 나스닥은 8.36% 내렸다. 다우지수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이날 하락으로 지난 8월의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2009년 3월 이후 장기간 지속했던 강세장을 마감했다.

미 연방정부가 셧다운을 대비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셧다운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국장은 협상 기간인 90일 이내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제지표도 다소 부진했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는 3.4%로 앞서 발표된 속보치 및 잠정치 3.5%보다 낮았다. 시장 예상치 3.5%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3분기 성장에 재고 증가가 2.33%포인트나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높은 재고 수준은 소비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향후 생산 등 성장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경제지표와 경기 전망 등에 따라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재점검할 수 있고 말하며 시장 불안을 달래려고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3분기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은 3.5% 증가했다. 잠정치 3.6%보다 하향 조정됐다. 속보치는 4.0% 증가였다.

상무부는 또 11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 1.3% 증가에 못 미쳤다.

11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4%(계절조정치) 증가했다. WSJ 조사치 0.4% 증가와 부합했다. 11월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월 대비 0.2% 늘었다. 경제학자들은 0.3% 증가를 전망했다.

캔자스시티 연은은 12월 관할 지역의 제조업 합성지수가 전월의 15에서 3으로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시간대에 따르면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98.3으로, 전월 확정치인 97.5에서 상승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4.23포인트(1.81%) 하락한 22,445.3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0.84포인트(2.06%) 내린 2,416.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5.41포인트(2.99%) 급락한 6,332.9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 발생 여부와 주요 경제지표,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하원에서 전일 급하게 통과된 국경장벽 건설 예산이 포함된 임시지출법안은 민주당의 반대로 상원에서 부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등을 통해 셧다운이 발생한다면 이는 민주당 탓이라는 발언을 반복해서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셧다운이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면서 국경장벽 예산을 밀어붙일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연방정부가 셧다운을 대비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국장이 일본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협상 기간인 90일 이내 중국과의 무역 합의가 어려울 것이란 발언을 내놓은 점도 주가의 하락 압력을 한층 가중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는 이날 시장이 불안을 달래려는 시도가 나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경제지표와 경기 전망 등에 따라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재점검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시된 내년 두 차례 인상 전망이 확정적인 것은 아니란 의미다.

윌리엄스 총재는 다만 현시점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매우 좋으며, 예상대로 경제가 성장한다면 두 차례 금리 인상이 합리적이라고도 했다.

윌리엄스 총재 발언 이후로 다우지수 등 주요 지수가 일시적으로 반등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반락해 낙폭을 키웠다.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시점에서 주가 반등이 오히려 매도 기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종목별로는 페이스북이 6.3% 급락했다. 애플은 3.8% 떨어지고, 아마존은 5.7% 내리는 등 주요 기술주가 큰 폭 부진했다. 골드만삭스가 4.9% 내리는 등 은행주도 낙폭이 컸다. 반면 나이키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7%가량 올랐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커뮤니케이션이 3.07% 급락했고, 기술주도 2.99%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위축된 투자심리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제이슨 드라호 미국 자산배분전략 대표는 "경기 둔화 우려로 약세장 전망이 더욱 확산했다"면서 "지금 주식을 사겠다는 투자자들은 별로 없으며, 내년을 기다려보자는 자세"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5.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10% 상승한 30.1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5bp 오른 2.792%를 기록했다. 이번 주 10bp 하락했다.

국채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7bp 상승한 3.027%를 나타냈다. 이번 주 12bp 내렸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9bp 내린 2.642%에 거래됐다. 최근 3개월 이상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이번 주 9bp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 11.6bp에서 이날 15.0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물과 단기물은 최근 흐름을 되돌렸다.

내년 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3번에서 2번으로 낮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영향으로 장기물은 이번 주 지속해서 상승했다. 이와 달리 단기물 금리는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에 따라 상대적으로 덜 내렸고, 장기물과 격차는 10bp 이내로 좁혀졌다.

장기물은 단기적으로 더는 오르기 힘들다는 인식이 강해져 이날 뉴욕증시가 연속 급락하는 뚜렷한 위험회피 성향에도 내렸고, 단기물은 상대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에 올랐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를 노린 투자자들이 베팅 일부를 거둬들인 영향도 있었다. 이런 되돌림은 전날 장 후반부터 나타났다.

이번 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7개월 동안의 박스권 하단을 뚫고 내려갔고, 전일 장 초반에는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 국채시장이 주시한 뉴욕증시는 시장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던 연준에다 셧다운 우려도 가세하며 대규모 매도 속에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금융시장 불안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내년 통화정책이 재검토될 수 있다고 시장을 달랬지만, 일시적인 반등만 가져왔을 뿐 다시 큰 폭 떨어졌다. 이번 주 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6% 이상씩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미 국채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이사는 "다우가 안정되는지에 미 국채시장이 달려있다"며 "주식 매도 압력이 지속하면 채권에는 상당한 매수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캐피털 마켓 대표는 "연준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시장 하락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행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둘러싼 갈등으로 예산안 처리가 불발해 미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셧다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밴덴 휴텐 선임 경제학자는 "2주간 부분 셧다운이 경제에 미칠 타격은 GDP의 0.1%포인트 이하 하락 요인으로 미미할 것"이라며 "그러나 부적절한 타이밍에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더했다"고 지적했다.

다음 주 미국 재무부는 3년과 5년, 7년물 국채 등 1천130억 달러 규모의 국채 입찰에 나선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30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215엔보다 0.090엔(0.08%)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58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586달러보다 0.00999달러(0.87%)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4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7.46엔보다 1.04엔(0.82%)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전날보다 0.70% 오른 97.023을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 0.5% 하락했다.

미국 경제 둔화에다 이날 셧다운 우려도 가세했지만, 저가 매수도 활발해 장 초반부터 달러화는 상승 반전을 시도했다.

이번 주 들어 전날까지 달러지수는 1.2%가량 떨어질 정도로 연속 하락했다. 2월 중순 이후 주간 하락률로는 가장 컸다.

달러는 더 안전통화인 엔화에만 약세를 보였지만, 저가 매수로 결국 엔화에도 상승 반전했다.

연준이 올해 네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2020년 초까지 3번 이상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를 준 뒤 미국 경제의 성장 열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뚜 란 니구엔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현재 글로벌 경제보다 특히 더 미국 경제의 위험에 대해 더 집중하고 있다"며 "이런 점이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내년 경제에 대한 시각을 눈을 크게 뜨고 재점검할 것이라며 내년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은 경제가 강해야만 적절하다고 시장을 달랬다. 또 연준이 미국 주식시장의 약세 등 시장의 우려에 대해 주의 깊게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행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둘러싼 갈등으로 예산안 처리가 불발해 미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셧다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ACLS 글로벌의 마샬 기틀러 수석 전략가는 "과거 미국 정부의 셧다운 때 달러는 일반적으로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며 "달러는 이미 앞서 떨어졌고, 셧다운 처음 며칠 동안만 떨어진 뒤 이후에는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크리스마스부터 신년까지 통상 거래량이 매우 얇아지는 만큼 아주 작은 피해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틀러 전략가는 "특히 시리아에서 철수하고 국방부 장관이 사임하는 등 여러 조치가 갑자기 한꺼번에 발표된 뒤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과거 셧다운과는 차이가 있어 미국 행정부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국채수익률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점 역시 달러에는 부담이다. 지난 11월 3.2%를 웃돌며 7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최근 2.80% 전후로 떨어졌다.

펀드매니저들이 가장 선호하는 달러 롱 포지션 역시 연준의 금리 인상과 시장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인 스탠스 이후 줄어들었다.

유로화는 특별한 호재 없이 달러 약세에 힘입어 전일까지 나흘 연속 오른 부담에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다. 전일 유로-달러는 1개월 보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번 주 들어 전일까지 1.4% 상승할 정도로 강했다. 이날 유로-달러는 다시 1.13달러대로 내려왔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9달러(0.6%) 하락한 45.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1% 급락했다. 2016년 1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초과 공급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여전했다.

이날 미국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원유채굴장비 수가 큰 폭 늘어나면서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883개로 지난주보다 10개 늘었다. 이는 최근 6주래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미국은 이미 셰일오일 생산 확대로 세계 최대의 산유국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셰일오일 채굴장비 수가 큰 폭 늘어난 점은 미국발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이 이라크의 이란산 천연가스 수입에 대한 제재 예외를 3개월 연장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거들었다.

WTI는 장중 한때 소폭의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당초 공개한 것보다 많은 하루평균 32만 배럴가량을 감산할 것이란 소식 등이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 전망을 재점검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일시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해당 발언 이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일시적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주요 주가지수가 재차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WTI도 하락 전환했다.

미국 정부의 부분적 폐쇄(셧다운) 우려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투자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수요 둔화와 초과 공급 우려 등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시장의 불안을 전망했다.

PVM 오일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약세장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자체 전망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글로벌 원유 재고가 하루평균 50만 배럴 쌓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선진국의 원유 재고 과잉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