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내년 음식료업계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있는 곳은 해태제과식품, 롯데칠성음료, CJ제일제당 등으로 전망됐다.

해태제과는 수익성이 하락한 가운데 자회사인 훼미리식품의 차입금 증가 등으로 재무부담이 커졌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공장 투자와 맥주사업 적자로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 또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 인수로 차입금이 대폭 증가한 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됐다.

◇ 해태제과식품, 재무구조 개선 지연…신용도 하락 '위험'

24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음식료업계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곳은 해태제과식품이다.

지난 2014년 부채비율이 351.4%에 달했던 해태제과식품은 재무구조를 개선할 기회가 있었다. 실제 해태제과식품 실적은 2015년 '허니버터칩' 판매 호조로 대폭 개선됐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해태제과식품 매출액은 7천983억원, 영업이익은 469억원, 당기순이익은 1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5.7%, 90.4%, 295.3% 증가했다. 2016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약 860억원을 조달했다. 그 결과 해태제과식품 차입금의존도는 2015년 44.9%에서 2016년 33.4%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23.0%에서 170.2%로 떨어졌다.

그러나 그 이후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신제품 판매둔화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탓이다. 영업이익은 2015년 469억원, 2016년 352억원, 지난해 189억원, 올 1~3분기 254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정점을 찍은 뒤 이익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자회사인 훼미리식품의 차입금 증가 등으로 재무부담도 커졌다.

실제 해태제과식품은 지난해 훼미리식품 지분 42.21%를 추가 취득했다. 이에 따라 훼미리식품은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이 됐다. 관계기업일 때는 해태제과식품 연결기준 재무상태표에서 훼미리식품 순자산을 지분율만큼 인식한다. 하지만 종속기업일 때는 훼미리식품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인식한다.

이 때문에 해태제과식품 연결기준 재무상태표에서 훼미리식품 차입금이 인식된다. 그 영향 등으로 해태제과식품 차입금의존도는 2016년 33.4%에서 지난해 35.1%, 올 3분기 말 35.2%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기업평가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7% 미만, 순차입금/EBITDA 3.5배 초과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해태제과식품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해태제과식품의 순차입금/EBITDA는 2016년 4.1배, 지난해 5.9배, 올 1~3분기 4.3배다.

◇ 롯데칠성 맥주사업에 신용도 '흔들'…CJ제일제당은 쉬완스 인수 '부담'

롯데칠성음료도 신용등급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 곳으로 지목된다. 위기의 근원지는 맥주사업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했다. 2014년 충주 맥주1공장을 신설(5만㎘)하고 2015년에는 증설(5만㎘)했다. 작년에는 충주 맥주2공장(20만㎘)을 신설했다.

투자를 했는데 맥주사업 실적은 부진하다. 실제 주류사업에서 2015년 영업이익 452억원을 기록한 이후 적자를 내고 있다. 영업손실은 2016년 274억원, 지난해 394억원, 올 1~3분기 43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와 소주사업을 합친 주류사업 실적을 공시한다. 주류사업 적자는 맥주사업 부진에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커졌다. 롯데칠성음료 차입금의존도는 2014년 24.2%에서 올 3분기 말 42.4%가 됐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2014년 3.3배에서 올 3분기 말 4.9배로 악화됐다.

이미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0일 롯데칠성음료 장기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조정했다. 시장에서는 한기평과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칠성음료 신용도를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CJ제일제당도 신용등급에 경고등이 커졌다. 내년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 인수를 완료하면 재무지표가 악화될 수 있는 탓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19일 송고한 'CJ제일제당, 쉬완스 인수로 신용도 하락 '리스크'' 기사 참고)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달 15일 쉬완스 주식 603만6천385주를 2조881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취득 후 지분율은 99.98%가 된다. CJ제일제당은 인수대상에서 적자사업부인 홈서비스를 제외했다.

CJ제일제당은 인수금액 중에서 1조5천219억원을 자체 조달한다. 나머지는 쉬완스의 인수금융(5천662원)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쉬완스 인수 완료 시 CJ제일제당 연결기준 차입금이 2조원 넘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CJ제일제당은 1천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18일 CJ제일제당은 10년물 400억원, 15년물 600억원을 발행했다. 금리는 10년물 2.79%, 15년물 3.14%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은 내년 초 6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준비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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