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와 화학업계의 영업이익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국제유가의 하락이 이들 업계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2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사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 42.68%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화학업계의 경우 LG화학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09%, 롯데케미칼은 49.95%, 한화케미칼은 49.4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감소폭은 2~3개월 전 증권사들의 추정치보다도 크게 커진 수준이다.

전문가들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당장 4분기부터 정유·화학기업들의 실적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바이유는 지난 주말 배럴당 53.5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0월 4일 배럴당 84.44달러로 연중고점을 기록한 두바이유는 이달초 배럴당 60달러선 아래로 곤두박질치더니 두 달 만에 고점 대비 37% 가까이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은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손실을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아울러 싱가포르 크랙마진이 지난 10월 배럴당 5.2달러에서 11월 배럴당 4.6달러로 줄더니 이달 현재까지 배럴당 3달러대를 기록했다. 정제마진도 정유업계 실적에 불리한 흐름을 보이는 상황이다.

화학기업들에는 국제유가 하락이 원료가격을 낮춰 긍정적일 수 있지만, 에틸렌 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가격까지 떨어뜨려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4월 중순 톤(t)당 1천400달러까지 오른 에틸렌 가격은 8월 말부터 줄곧 하락하더니 이달 7일 톤당 790달러까지 급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이르면 하반기 들어서야 국제유가가 회복되면서 정유·화학기업들의 실적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 및 가솔린·나프타 마진 급락으로 국내 정유업종 주가도 동반 하락세"라며 "유가 상승으로 이익 모멘텀이 강했던 3분기와는 달리 4분기에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이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걱정이 커져 당장 유가가 의미 있게 반등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유가(WTI)가 배럴당 60달러를 재돌파하는 시기는 내년 2분기쯤이 될 것이다. 이때부터 정제마진 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유가는 연중 최저치에 해당하는 수치로, 4분기 정유업체 실적에 대한 부담감은 점점 현실화되는 분위기"라며 "화학과 마찬가지로 내년 정유사들의 컨센서스 추가하향 여지도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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