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올해 증권가는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부터 시작된 각종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4월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 만에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부도, 유진투자증권에서 촉발된 해외주식 매매 시스템 문제 등이 증권가의 이슈로 떠올랐다.

◇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우리사주 조합원 계좌로 주당 1천원의 현금 배당 대신 주당 1천주를 입고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총 28억1천만주의 자사주가 조합원 계좌로 들어갔다.

일부 직원들이 잘못 입고된 자사주 일부를 매도하면서 장중 삼성전자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에 6개월 일부 영업정지와 대표이사 3개월 직무정지 등의 제재를 내렸다.

◇ 골드만삭스 사상 최대 '무차입 공매도'

영국 소재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이하 GSI)은 지난 5월 30~31일 차입하지 않은 상장주식 156개 종목에 대해 매도 주문을 내 공매도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무차입 공매도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공매도 규제를 위반한 GSI에 75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30일 82종목, 31일 74종목을 무차입 공매도했고, 중복된 종목을 제외하면 총 96종목을 공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당초 10억원대 과태료 부과 건을 증선위에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매도 문제가 국회 등에서 논란이 되면서 과태료 수위가 크게 상향됐다.

금융당국은 골드만삭스 무차입 공매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증권사들의 주문 확인 의무를 강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 '최장 심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금융당국은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로 역대 가장 긴 기간 동안 심의를 진행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6~7월 3차례의 감리위원회를 진행한 데 이어 6차례의 증선위를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이 지난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에 대한 감리결과 사전조치안을 공개한 데 이어 증선위는 지난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벌이고, 기업심사위원회를 통해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 '증권사 간 신뢰 타격'…중국 CERCG ABCP 부도

CERCG 사태는 지난 5월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증권이 CERCG가 보증하고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ABCP로 유동화해 국내 증권사 등에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두 증권사가 ABCP 판매를 완료한 지 며칠 만에 CERCG 자회사 디폴트로 국내에 팔린 ABCP에도 크로스디폴트(동반채무불이행)가 발생하면서 여기에 투자한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 은행은 대규모 손실을 떠안게 됐다.

현대차증권이 500억원으로 가장 많은 물량을 사들였으며 BNK투자증권과 KB증권이 각각 200억원, 유안타증권 150억원, 신영증권이 100억원을 투자했다. KTB자산운용이 200억원,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이 60억원, 부산은행이 200억원, 하나은행이 35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증권 등 7개 금융회사는 CERCG ABCP 손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채권단을 구성했으며 각종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다.

◇ 돈 몰리는 해외주식 매매…시스템 점검 촉발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처럼 서류로만 존재하는 주식이 지난 5월 유진투자증권을 통해서도 거래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으로 이어졌다.

유진투자증권 고객인 개인투자자는 자신이 보유한 미국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이 4대1 주식병합을 단행한 것을 모른 채 665주를 전량 매도했다. 그러나 증권사의 실수로 계좌에 이런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금감원은 유진투자증권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검사 진행 과정에서 다른 증권사 매매 시스템도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돼 검사는 해외 주식 거래를 하는 다른 증권사로 확대되기도 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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