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에 투자은행(IB) 바람이 거세다.

수익 패러다임이 기존 리테일 및 위탁수수료(브로커리지)에서 IB와 트레이딩 위주로 재편된 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IB 경험이 많은 CEO가 조직을 효율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 CEO 선임 과정에서 IB 출신 베테랑이 잇따라 발탁됐다.

KB금융지주는 최근 박정림 KB증권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부행장과 김성현 KB증권 부사장을 KB증권 각자 대표로 선정했다.

김성현 신임 대표는 대신증권 기업금융팀 팀장, 한누리투자증권 기업금융팀 팀장 등을 거쳐 KB증권 IB총괄을 역임한 IB 전문가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IB 전문가를 신임 대표로 앉혔다.

한국투자증권의 정일문 신임 사장은 지난 1988년 입사 후 약 30년간 IB업무를 본 IB통이다.

특히 IPO 부문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대표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지난 21일에는 신한금융지주가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GMS(투자운용사업그룹)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동양증권 근무 시절 IB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12년 신한금융투자로 둥지를 옮겨 트레이딩, GMS 업무를 맡았지만 IB 부문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는다.

앞서 지난 3월 NH투자증권은 정영채 당시 IB사업부 대표를 새 사장으로 선임했다.

정 사장은 20여년간 IB에 몸담으며 업계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사장 승진 후 IB 조직을 둘로 나누고, 각각 리더를 선임하는 확대 전략을 펼치며 새로운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같이 IB 부문 인사들이 증권사 수장에 오르는 데는 증권업계 수익 구조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증시 변동성 확대 등 영업환경의 악화와 리테일 경쟁 심화는 IB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56.8%이던 위탁수수료 이익은 올해 40.4%로 축소했다.

반면 33.4%에 머물던 IB 및 트레이딩 손익은 2018년 57.7%까지 확대됐다.

IB관련 수수료 이익도 증가세다.

지난 2015년 1조2천2백억원이던 IB 수수료 순익은 2016년 1조3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조4천400억원의 수수료 이익을 기록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기업 인수·주선 부문의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며 증권사의 IB역량 확대는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공격적 영업이 매우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수 있어 임원급 이상의 IB 경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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