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내년에도 자리를 지킬 것이 유력한 증권사 대표들이 늘어나며, 임기를 10년 가까이 이어가는 장수 CEO(대표이사)가 많아질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CEO들이 10년 가까이 임기를 이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증권가에서 대표적인 장수 CEO인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는 지난해 연임을 확정 짓고 내후년까지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지난 2012년 취임해, 8년째 자리를 지키게 됐다. 대신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전체 연간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호조세를 나타냈다.

또한, 올해 5년여 만에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노사 갈등 봉합에도 나름 성공적이었던 한 해를 보냈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는 지난 2008년 취임 이후 올해 3월 5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교보증권의 경우, 인하우스 헤지펀드 시장에서 판매액 기준으로 증권사 중 1위에 올라섰다. 또한, IB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는 2007년부터 12년째 자리를 지키게 됐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3분기까지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1.3%를 기록하며 업계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그럼에도 인사평가제도 등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아직 봉합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내년 주주총회를 통해 거취가 결정될 예정이지만,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은 CEO들도 있다.

2011년 취임한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는 지난달 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CEO직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당초 목표로 한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상증자 등에도 3분기까지 ROE가 지난해보다 높아진 6.5%를 나타내며 수익성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우도 업계에서는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010년 취임한 최 대표는 내년 주총에서 연임될 경우, 10년 이상 자리를 지키는 장수 CEO 반열에 오르게 된다.

올해 메리츠증권은 대형사 중에서는 최고 ROE를 기록하고 있고, 메리츠캐피탈 등의 자회사 설립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도 나섰다.

한편 12년간 대표직을 연임하면서 업계 대표 장수 CEO였던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지난달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차별화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전략을 밀고 나가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CEO의 임기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증권업계에서도 장수 CEO가 늘어나 장기간 일관성 있는 전략을 추진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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