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올해 연말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였다.

이번 연말 인사로 금융지주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은행들은 임원을 대거 교체했고 이를 통해 CEO와 부행장 평균 연령대를 낮췄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를 마지막으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와 은행의 올해 연말 인사가 마무리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기존 CEO와 임원들에 대한 '물갈이성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다.

KB금융은 7개 계열사 가운데 KB증권과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등 3개 계열사 CEO를 새로 선정하며 재정비에 나섰다.

KB데이타시스템 대표도 조만간 결정해 4개 계열사 CEO를 교체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KB금융은 1960년대생을 계열사 사장단에 전면 배치했다.

박정림·김성현 신임 KB증권 사장은 1963년생이고, KB캐피탈 대표로 내정된 황수남 전무는 이보다 젊은 1964년생, 김청겸 KB부동산신탁 대표 내정자는 1962년생이다.

KB국민은행도 부행장과 전무 등 임원의 연령대를 낮추며 세대교체에 동참했다.

허인 국민은행장보다 나이가 많던 1960년대생 부행장 두 명이 이번 인사로 자리를 내주고 부행장은 1963년생과 1962년생으로만 채웠다.

자회사 CEO가 임원만 10년 넘게 역임해 금융권 안팎에서 '게으른 인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신한금융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도 파격적이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등 핵심 계열사 7곳의 CEO를 대거 교체했다.

이 중 특히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2년의 임기만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사를 통해 자회사 CEO의 평균연령을 57.0세로, 기존 CEO 평균 60.3세에서 3.3세 낮췄다.

이번 인사에서 연임에 실패한 위성호 행장이 '퇴출'이라는 표현을 쓰며 불만을 나타냈으나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도 이번 인사를 통해 과감한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10명의 부행장 가운데 8명을 교체했고 김정기, 정채봉 부행장 등 2명의 부행장만 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우리은행은 또 상무 1년 차나 영업본부장 1년 차 중 능력이 검증된 경우 부행장이나 상무로 발탁했다.

통상 상무에서 부행장으로는 2년 정도 걸리는데 이를 절반으로 단축한 것이다.

영업본부장도 대개 2∼3년 이내에 상무에 오르나 1년 차도 상무로 끌어 올렸다.

KEB하나은행은 전무와 부행장을 대거 신규로 선임하면서 세대교체의 첫 단추를 끼웠다.

기존 부행장 4명은 모두 유임시키되, 부행장 6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부행장 수를 4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또 전무 16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7명을 신규 선임하고, 본부장·상무는 44명 중 17명을 부·점장급에서 끌어올렸다.

KEB하나은행은 "디지털 트렌드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며 조직에 비전과 혁신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를 발탁해 세대교체를 했다"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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