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내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우리은행을 포함해 4대 금융지주 모두 회장 친정체제를 공고히 한 연말 인사를 단행했다.

사업 부문별 매트릭스 조직을 강화하고, 그룹의 홍보 담당 임원들은 대다수 승진의 주인공이 됐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다.

그룹의 시너지를 끌어올리고자 신한금융은 '원 신한', KB금융은 '원펌 KB'를 내세워 회장 직속 사업부문제를 강화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GIBㆍ글로벌ㆍGMSㆍWM사업부문장을 모두 교체했다.

특히 올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이끈 장동기 부사장이 GMS부문장을 맡아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을 육성하게 됐다.

조용병 회장이 공들인 그룹의 여성인재 육성 프로그램 쉬어로즈의 맨 앞단에 있던 왕미화 본부장은 부행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전체 WM 사업을 이끌게 됐다.

무엇보다 신한금융은 세대교체 키워드를 내세워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등 핵심 계열사 7곳의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교체했다.

신한은행장으로는 조용병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평가받는 진옥동 부사장이 이동한다.

신한 사태로 그룹 내 계파 대립이 심했던 신한금융 내부에서 '중립적'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 조 회장은 이번 CEO 선임에서 외부 출신을 대거 기용했다.

신한생명 사장에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신한금융투자에 동양증권 출신의 김병철 부사장을 내정한 게 대표적이다.

KB금융은 신설된 디지털혁신부문장에 허인 국민은행장을 선임해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도록 했다.

한동환 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상무도 전무로 승진해 디지털혁신총괄(CDIO), 데이터총괄(CDO)를 겸임하도록 했다.

그밖에 그룹의 자본시장부문장은 박정림 KB증권 사장, 보험부문장은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개인고객부문장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에게 맡겼다.

김기환 KB금융 전무는 재무총괄 부사장(CFO)으로 승진해 그룹 전체의 실적과 리스크 관리를 책임지게 됐다.

허 행장을 포함한 이들 부문장은 그간 윤종규 회장의 총애를 받아온 인물들이다.

조 회장과 윤 회장 모두 계열사 CEO와 사업부문장 선임을 통해 사실상 차기 회장 바통을 넘겨줄 후계구도를 육성한 셈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11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전통적으로 영업통을 중용해온 그간의 인사 스타일과는 달리 전략기획통을 대거 중용했다.

이 과정에서 지주전환 밑그림을 그린 이원덕 상무와 최동수 상무가 각각 부행장과 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경훈 상무도 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해 이동할 예정이다.

오랜 시간 회장을 보좌해온 홍보 라인도 대거 승진했다.

신한금융은 지주의 브랜드와 홍보, 사회공헌 담당 임원과 본부장이 은행에서도 이를 겸직하도록 했다.

새로 신설된 그룹 CPRO에는 이병철 부문장이 신규 선임됐다. 브랜드전략본부장에는 앞서 지주 홍보부장을 역임했던 이준석 본부장이 승진해 이를 맡게 됐다.

KB금융은 CPRO를 맡아온 성채현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소비자브랜드그룹 안영근 전무를 부행장으로 승진시켜 KEB하나은행 중앙영업1그룹을 담당하게 했다.

우리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을 이끌어 온 조수형 상무도 승진의 주인공이 됐다.

한 금융지주사 임원은 "우리은행이 다시 지주사로 전환하며 과거 4대 지주사 체제 내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됐다"며 "회장의 경영 철학을 잘 보필할 수 있는 임원 중심의 인사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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