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완화 분위기에 마지막 거래일까지 힘을 냈지만, 10년 만에 최악의 수익률로 한해를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후퇴에도 펀드의 월말, 연말 수요가 살아나며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 완화 분위기에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증시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된 데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올해 다우지수와 S&P지수, 나스닥지수는 5.6%, 6.2%, 3.9% 떨어졌다. 이들 지수 모두 2008년 이후 연간으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2018년 연간 기준으로 10년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0bp 이상 올랐다.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4bp가량 올라, 장기물의 두배 이상 상승했다.

달러지수는 올해 4.3% 올랐다. 이는 2015년에 9.3% 상승한 이후 연간 상승률로는 가장 높았다.

WTI는 25%나 떨어졌다. 2015년 30% 이상 하락한 이후 최악의 연간 하락률이다.

주말 동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기대감을 끌어올릴 소식들이 잇따라 전해진 영향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트위터를 통해 "방금 중국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원칙에 공감했다.

시진핑 주석도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중미 관계를 안정적인 방향으로 추진하는 데 동의했다"면서 "현재 양국 관계는 중요한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협상단은 통상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1월 7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중국은 앞서 90일간의 무역 휴전을 맺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증시 부양을 등을 위해 무역협상 진전 정도를 과장했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극도의 위험회피에 안도감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다만 새해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 연방정부의 부문 폐쇄인 셧다운과 2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중국 제조업 지표 악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했다.

이날 발표된 지표도 부진했다.

댈러스 연은은 12월 기업활동지수가 -5.1로, 전월의 17.6에서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15.0을 대폭 밑돌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5.06포인트(1.15%) 상승한 23,327.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1.11포인트(0.85%) 오른 2,506.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0.76포인트(0.77%) 상승한 6,635.2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의 12월 하락률은 8.7%, 9.2%로, 1931년 이후 가장 나빴다. 나스닥지수는 9.5% 하락해 2002년 이후 최악의 12월 하락률을 기록했다.

올해 다우지수와 S&P지수, 나스닥지수는 5.6%, 6.2%, 3.9% 떨어졌다. 이들 지수 모두 2008년 이후 연간으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금융위기 한파가 몰아치던 2008년에 세 지수는 30~40% 급락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3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으며 나스닥지수는 6년 연속 상승세를 올해 멈췄다.

특히 올해는 주요 지수가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가파르게 떨어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3분기 연속 상승하다 연간 하락한 것은 1978년, 194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던 증시는 2018년 마지막 거래일을 맞아 장초반부터 안정을 찾았다.

연말 부족한 거래량과 프로그램 매매 등으로 지난주 증시는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절세를 위해 주식을 파는 이른바 '택스 셀링'이 마무리된 이후 저점 매수세가 나오기도 했다.

종목별로는 머크가 1% 이상 올랐다. 머크는 올해 다우지수 종목 가운데 가장 좋은 흐름을 보인 종목이다. 2번째로 좋았던 화이자는 이날 1.6% 상승했다.

넷플릭스가 4.5% 오르고, 아마존이 1% 상승하는 등 'FAANG' 주식도 올랐다.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에 대한 기대를 점차 키우고 있다.

오펜하이머 에셋매니지먼트의 존 스톨츠퍼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최근 하락으로 내년 깜짝 상승을 위한 무대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내년 3분기 말에는 기존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복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톨츠퍼스 전략가는 "다만 내년 1분기까지 대단한 상승 랠리는 기대할 수 없다"며 "중요한 의미를 지닌 반등 기폭제가 등장할 때까지 시장에 잠재된 위험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37% 하락한 25.4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5bp 하락한 2.695%를 기록했다. 지난 2월6일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1bp 내린 3.037%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4bp 하락한 2.500%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 20.6bp에서 이날 19.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기대감을 끌어올릴 소식들이 잇따라 전해지며 안전자산 선호는 한 발 뒤로 물러났지만, 미 국채 값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연말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평균 채권 만기를 유지하려는 펀드매니저들이 미 국채를 사들이는 월말, 연말 매수의 영향으로 이날 국채 값은 상승했다.

채권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이 줄어들면 평균 만기 역시 떨어진다. 벤치마크 인덱스의 만기와 괴리를 줄이고 맞추려는 펀드매니저들의 수요가 발생했다.

특히 이날 조기 폐장으로 거래량이 줄어들어 이들 매수의 영향력이 더 커졌다.

이날 미 채권시장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을 맞아 오후 2시 조기 폐장했다. 1일은 신년 휴일로 휴장하고 2일 새해 첫 거래를 시작한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유동성이 줄어든 환경에서 장기물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보겔 전략가는 "또 이날 댈러스 연은 관할 지역의 제조업체 활동지수가 하락한 것 역시 국채 매수에 기름을 부었다"며 "이 지수는 유가 하락이 지역 경제 성장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지수"라고 설명했다.

이날 댈러스 연은은 12월 기업활동지수가 -5.1로, 전월의 17.6에서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15.0을 대폭 돌았다.

특히 최근 유가 하락은 수요 감소 때문이라는 인식이 있는 만큼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심리도 퍼졌다.

보겔 전략가는 "연준은 계속해서 매파적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 글로벌 수요가 원유에서 사라질수록 금융환경은 더 완화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방금 중국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해 기대를 키우기도 했다.

시장은 이보다는 새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셧다운, 시장 예상을 밑돈 12월 중국 제조업 지표 등에 주목했다.

2018년 연간 기준으로 10년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0bp 이상 올랐다.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4bp가량 올라, 장기물의 두배 이상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경우 지난해 2.409%로 마감된 뒤 올해 꾸준히 올라 11월 초에는 3.232%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가파르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전반적으로는 채권 약세장이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임금 인플레이션과 재정 부양을 둘러싼 공포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우려와 위험자산 투매로 번져 미 국채의 연말 랠리를 돕는 등 국채수익률이 올해 초반 상승분 대부분을 되돌린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60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206엔보다 0.601엔(0.55%)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56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430달러보다 0.00130달러(0.11%)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6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6.14엔보다 0.53엔(0.42%)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25% 내린 96.134를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올해 들어 4.3% 올랐다. 이는 2015년에 9.3% 상승한 이후 연간 상승률로는 가장 높았다.

달러는 올해 미국과 중국의 관세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우려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정책 정상화 등에 힘입어 꾸준히 올랐다.

최근에는 올해 달러를 끌어올린 이런 요인들이 약해지며 달러는 주춤하고 있다. 지난주 달러지수는 0.6% 하락했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은 무역협상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방금 중국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정책에 민감한 호주달러가 달러 대비 0.07% 올랐다.

스코티아뱅크의 샤운 오스본 수석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 중국의 무역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했다"며 "연말로 갈수록 달러에는 방어적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오스본 전략가는 "다만 시장은 여전히 미국과 중국의 더 정확한 세부사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싼 밸류에이션과 주식 투자 붐 쇠퇴, 미국 기업의 현금 송환 중단, 연준이 기존만큼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을 가능성 등 달러화에 도전이 있다"며 "달러화는 공격에 많은 시간을 보낸 뒤 정점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XM닷컴의 크리스티나 파테니도우 투자 분석가는 "위험에 민감한 호주달러가 가장 좋은 흐름을 보인 반면 안전통화인 엔은 시장 신뢰를 끌어올릴 만한 소식들에 대체로 약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양국이 이상적인 무역협상 체결에 이르는 등 더 명확한 부분을 보여준다면 투자심리는 개선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공식적인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회의감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셧다운이 새해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또 중국 제조업이 부진을 나타내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 공포 역시 시장에 상존하고 있다.

위안화는 달러 대비 0.21% 하락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8달러(0.2%) 상승한 45.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초반 46.5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상승폭을 거의 반납했다.

올해 들어서는 25%나 떨어졌다. 2015년 30% 이상 하락한 이후 최악의 연간 하락률이다.

유가는 2014~2016년의 뚜렷한 하향세 이후 나타난 2년 6개월간의 회복 흐름을 올해도 이어갔지만, 4분기에 급락세로 돌변했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10월만 해도 유가는 거의 4년래 최고치에서 거래됐지만, 이후 40%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도 최근 유가를 끌어내린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우려 등이 이날도 시장을 지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밝힌 영향으로 WTI는 장 초반 2%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시장은 중국의 12월 제조업 활동이 부진한 점에 더 주목하며 상승 폭을 내줬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필린 원유시장 분석가는 "수요 증가에 대한 우려가 다시 늘어났다"며 "무역 전쟁이 글로벌 경제 성장과 원유 수요를 줄일 것이라고 모든 이들이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유가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 32명의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가 평균 69.1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에는 71.76달러였다.

모비우스 리스크 그룹의 존 사우서 분석 부대표는 "주식시장이 하루 500포인트씩 내리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최근 유가 움직임을 볼 때 OPEC은 연준과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완전히 가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유가를 짓누른 미국 공급 증가 우려가 다소 잦아들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선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의 닐 딩먼 원유 주식 분석가는 "미국 내 저가 문제를 치료할 방법은 저가에 있다"며 "이미 많은 미국 생산자들이 후퇴하기 시작했고, 중소기업 중 3~4곳이 이를 결정한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셰일오일 지역인 텍사스주 주변 일부에서 생산이 약간 줄어들기 시작한 만큼 1분기나 2분기에 미국 생산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며 "OPEC이 내년 시장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