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업황을 '그레이 스완'으로 평가하며 녹록지 않은 환경을 해외진출, 발행어음 등의 신사업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레이 스완'은 이미 알려진 악재지만 대처 방안이 모호해 위험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을 말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일평균 거래대금 예상치는 약 9조2천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8%가량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가 증권사들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과 대비된다.

이에 따라 올해 위탁매매 실적은 예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최근 '증권거래세 인하,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만일 증권거래세가 폐지될 경우 증권 거래량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자기매매도 금리 인상 등으로 수익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증권사 운용자산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채권 보유액은 191조8천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5%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이런 대내외적 악재를 해외진출과 단기금융업(발행어음) 등의 신사업을 통해 극복할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전일 신년사에서 모두 향후 추진할 중점 업무 전략 중 하나로 해외 진출 강화를 꼽았다.

그 밖의 증권사별로도 서로 다른 신규 사업 진출 등 차별화 노력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KB증권의 경우 초대형 IB중 세 번째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현재 초대형 IB 중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만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발행어음 1호 한투가 당국에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빨간 불이 들어왔지만, 지금까지는 평균 100~150bp의 수익을 내며 순항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KTB투자증권은 장외 파생상품 인가를 받는 대로 진출하고, 인하우스 헤지펀드 운용을 위해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을 추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각 회사가 잘 하고 못하고에 관계없이 모두가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그러나 올해는 대외적 여건이 녹록하지 않아 IB나 파생상품 운용 등 개별 회사별로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른 실적 차이가 크게 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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