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충격·무역분쟁·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겹악재

-증시 전문가들 "코스피 1,985~1,990선 하단 다질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코스피가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증시 리스크가 겹치면서 2,000선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미중 무역분쟁이 좀처럼 해결 조짐을 보이지 않고, 중국을 비롯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애플 실적 가이던스로 하향 조정되면서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3일 코스피는 장중 1,997선까지 하락해 지난해 10월30일 이후 두 달 만에 2,000선을 내줬다.

지난해 10월은 '검은 10월'이라고 불릴 정도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주가가 최대폭 급락한 달이었다.

미국 기술주 불안에 따른 뉴욕증시 급락과 G2(미국, 중국) 무역갈등 심화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했다.

새해로 접어 들었음에도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증시에는 삭풍이 불었다.

◇미중 무역분쟁 속 애플 분기매출 가이던스 하향 조정

이날 주가지수를 끌어내린 요인 중 새로운 변수는 애플 실적 악화 우려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회계연도 2019년 1분기(지난해 4분기) 매출 예상치는 840억달러로 기존 예상치인 890억~900억달러에 못미쳤다.

애플 분기매출 증가율이 전년대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실적 악화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중국내 애플 매출이 떨어지면서 실적 우려에 정치적 변수까지 겹쳤다.

이런 상황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대중국 추가 관세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는 점점 약해졌다.

애플 충격에 코스피에서 전기·전자 업종도 타격을 입었다.

시총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68%, 3.14% 하락하면서 주가 하락을 견인했다.

◇G2 리스크에 글로벌 경기 침체 그림자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중국 경기 악화도 불안한 투자심리에 불을 지폈다.

전일 나온 중국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가 49.7로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컨센서스를 밑돌았다.

중국 경제지표가 경기 위축·확장의 경계선인 '50' 아래로 떨어진 여파는 경기 둔화 우려로 이어졌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중국마저 경제 상황이 버텨주지 못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이 중국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G2의 경제 상황이 모두 악화한 만큼 코스피 반등 모멘텀이 생기려면 미중 무역분쟁이 어느 정도 해소 국면을 보여야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새해 첫 거래일부터 코스피(1.52%) 뿐 아니라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항셍지수 등이 각각 1.2%, 3.0% 급락했다"며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가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중국의 통화 상황이 이미 상당히 완화적으로 변해왔고, 그 효과가 2분기 전에 나타날 것으로 중국 경기 반등의 모멘텀은 아직 남아있다"며 "무역분쟁이 지속적으로 중국 경기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PMI의 확실한 반등은 오는 3월1일까지 미중 무역협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 될 기미가 보여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 "코스피 1,985~1,990선 하단 다질 것"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으로 볼 때 1,985~1,990선은 지켜질 것으로 봤다.

강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국내 증시도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지만 밸류에이션 상 1,985선의 하단을 지킬 것"이라며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1배란 점을 감안하면 하단은 1,985포인트로 계산되며, 증시의 추가 하방 리스크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과매도 국면을 지적하면서 밸류에이션 상 1,990선 전후에서 하단을 다질 것으로 봤다.

한 연구원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42개 국가들과 밸류에이션을 비교시 현재 국내 증시는 저밸류 국가 최하단부에 위치해 있다"며 "지난해 10월 이후 주요국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컸던 만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이 지난 12월 경제공작회의에서 세금감면, 인프라투자, 완화정책 등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피력한 바 있어 1월부터는 중국 증시도 안정세를 되찾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과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 국내 증시도 추가적인 하방압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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