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악화된 업황에도 나쁘지 않은 판매 성적표를 받으며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전년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수익성 회복은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다.

3일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2개월간 증권사들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화면번호 8031)를 취합한 결과 현대·기아자동차는 올해 연간으로 4조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 2017년과 비교해 22.9% 줄어드는 수준으로, 현대차의 연간 예상 영업이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치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간으로 전년도보다 38.08% 줄어든 2조8천32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나마 기아차가 지난해 1조2천75억원을 벌어들이며 영업이익이 82.35% 성장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익 추정치가 올라갔다.

기아차도 1,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3분기 흑자전환은 전년도 발생한 일시적 비용 등 기저효과에 따른 것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명목상 이익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회복세를 보였던 것은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효과 등이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연간으로 739만8천975대의 차량을 국내외에서 팔았다. 국내판매가 3.5%, 해외판매가 1.7% 증가한 데 힘입어 전체 판매량도 전년도보다 2% 정도 늘었다.

반면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는 작년 판매실적이 뒷걸음질했다.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현대·기아차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수 전문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률과 주력시장에서 하락한 시장점유율 회복을 현대·기아차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연초 진행 가능성이 높은 지배구조 변화와 2019년 이후의 신차 사이클을 앞두고 각종 비용 발생 요인을 실적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현대차의 부진한 실적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봤다.

문용권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수익성이 하락한 이유는 비용 인상만큼 판매가격 인상이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판매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증가분을 만회해야만 수익성 회복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미국·중국 등 주요 지역의 수요둔화로 인한 판매믹스 악화와 비용증가가 지속하고 있다"며 "실적회복을 위해 주요 지역 내 신차판매 회복과 시장점유율 회복이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m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