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글로벌 금융·외환시장 불안감을 키운 '애플 쇼크'가 오히려 미·중 무역협상에 도움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CNBC 방송은 "애플의 걱정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의 타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면서 "이는 (미국과 중국을) 협상 타결로 밀어붙일 수 있는 요소다"고 3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애플 쇼크'가 미국 또한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큰 피해를 본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드러냈기 때문에 양측이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을 제공한다는 주장이다.

마이클 가펜 바클레이즈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과 미국의 12월 제조업 지표 부진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이 무역 전쟁으로 본격적인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는 첫 번째 신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29일로 끝난 회계연도 2019년 1분기(2018년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중국에서의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하향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언급하며 중화권 경제 감속의 규모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미공급관리협회(ISM)는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1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지난 35년간 이 지수가 이 같은 낙폭을 보인 건 단 두 번뿐이었다.

아트 카신 UBS 수석 전략가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부정적인 소식은 중국으로부터 나왔다"면서 "지금의 이야기는 우리(미국) 또한 (무역 전쟁에) 취약하고, 우리도 다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고 말했다.

세사르 로하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타결할 기회의 창구가 열린 것"이라며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미국과 중국의 주식시장 또한 하락하고 있다. 이것은 곧 닫힐지 모르는 (협상의)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댄 클리프튼 스트레이트가드 연구소 수석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쪽에 좋지 않은 뉴스가 쌓이고 있는 사실은 협상가들이 합의안을 내놓게 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센티브들이 모두 줄 서 있다"면서 3월 1일까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 역시 재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리프튼 수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바뀐 태도도 무역협상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어조는 11월 1일부로 바뀐 것으로 본다"면서 "미세한 차이가 아니다. 매우 직접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에 대해서만 얘기하다가 갑자기 '위대한 합의'(great deal)에 대해서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