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성과급이 KB국민은행 파업의 불씨가 되면서 은행권 성과급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민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성과연동제 방식의 성과급제를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역시 이번 임금 단체협상을 통해 성과연동제 방식의 성과급제를 도입하려 했지만, 지급 기준을 둘러싸고 노사가 극한 대립을 벌이며 무산됐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하루 동안 총파업에 들어간다.

파업에 이르기까지 국민은행 노사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부분은 성과급제였다.

국민은행은 성과급 지급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보로금이라는 명목으로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보로금은 노사가 매년 협상을 통해 규모를 정해야 하는 데다, 성과연동제와 달리 예측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노사는 성과연동제를 채택하고자 협상을 벌여왔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ROE(자기자본이익률)에 비례해 초과이익을 배분하자는 입장이었지만,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ROE 10%라는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며 맞섰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지난해 ROE 추정치는 10.68%(3분기까지 ROE의 연 환산 기준)로 사측이 제시한 10%를 넘지만, 2008~2017년까지 10년간은 한 번도 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자 국민은행 사측은 성과연동제 도입을 접고 보로금 300%를 지급하겠다며 한발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국민은행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보로금 300%에는 현금과 우리사주, 시간 외 수당이 모두 포함된 금액인 데다, 페이밴드 논의 개시 등의 조건을 덧붙였다며 이를 거부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월급의 300%를 보로금으로 지급했다.

결국 국민은행 노사 간 협상은 최종 결렬되고 노조는 이날 총파업에 돌입한다.

국민은행과 달리 주요 시중은행은 모두 성과에 연동해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지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매년 영업이익 목표치의 80% 이상을 달성하면 성과급을 지급한다.

또 영업이익 목표치의 80~100%, 100~150%, 150~200%로 구간을 나눠 구간마다 초과이익에서 직원들이 가져가는 비율이 상승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월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지난해 성과가 확정되는 오는 3월 100%를 주식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한다.

매년 당기순이익 목표치의 80%를 넘으면 성과급을 주고 80~100%, 100~130%로 구간을 나눴다.

지난해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을 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까지는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성과급 지급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보로금 명목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다가, 올해부터는 노사 간 협상을 거쳐 성과연동제에 따른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

성과연동제 도입에 노사가 합의한 상태며, 세부 항목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확정되면 성과에 연동해 현금과 주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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