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설 연휴를 앞두고 2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간 임금단체협상도 이달 말 분수령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은 어떻게든 2차 파업만큼은 막겠다는 계획이지만, 노사 간 핵심 쟁점을 둘러싼 이견이 커 이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8일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총파업에는 주최 측 추산 9천500명의 직원이 운집했다.

사측은 전체 직원 1만7천명(조합원 1만4천명)의 35%인 5천100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하루짜리 경고성 파업이었지만, 전국 각지에 있는 직원들이 파업에 참여하며 2차 파업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노조는 이달 30일 2~3일간 추가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는 한 노조는 3월 말까지 총 5차례의 시리즈 파업을 준비 중이다. 정시 출근과 회의 참여 거부, 계열사 상품판매 거부 등 태업 전술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2차 파업은 시기적으로 매우 민감하다.

월말이라 평소에도 각종 결제 업무가 몰리는 시기인데다, 내달 초 최대 명절인 설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자금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어서다.

국민은행은 이날 전 영업점 문을 열고 411개 점포를 거점점포로 지정해 운영했다.

간단한 입출금 등은 비대면 거래 비중이 큰 만큼 문제가 없었지만, 주택구입 자금 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수출입·기업 금융업무 등은 거점 점포를 통해서만 처리가 가능했다.

이날 국민은행은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와 창구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면제했다.

특히 가계와 기업여신의 기한연장, 대출 원리금 납부 등 이번 파업으로 당일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업무는 연체 이자 없이 처리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국민은행 파업을 두고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미 각종 커뮤니티에는 국민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둔 고객들이 계좌를 옮기겠다는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만약 2차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국민은행의 영업상 손실은 물론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게 된다.

중구에 위치한 국민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초순이라 그런지 다행히 고객이 몰리는 등 영업상 혼란이 초래되진 않았다"며 "하지만 월말에 파업이 진행된다면 지금과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도 국민은행이 2차 파업을 시행하는 데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2차 파업은 은행은 물론 고객도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어 어떻게든 사전에 임단협이 타결되길 바라고 있다"며 "앞으로 임단협 진행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도 일단은 사측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2차 파업을 무조건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투쟁과 협상을 병행해 조합원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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