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김예원 기자 =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의 1차 총파업이 논란 끝에 마무리된 가운데 노사 양측이 파업에 따른 여론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번 파업이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액 연봉자의 부자 파업'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만만치 않아 추가 파업을 강행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총파업에 따라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국민은행이 거점점포 등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곳곳에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일도 발생하는 등 여론이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2시께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1차 총파업을 종료했다.

전체 직원 1만7천명 가운데 약 9천500명(주최 측 추산)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정상적인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영업 차질보다 더 큰 문제는 주요 쟁점에 대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가 파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노조는 설 연휴를 앞둔 이달 30일부터 2~3일간 2차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으면 3월 말까지 총 5차례의 시리즈 파업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번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아 추가 파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지점을 방문한 대다수의 고객들은 제때 업무를 보지 못해 불만을 호소했다.

포털 사이트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액 연봉자인 은행원들이 성과급 때문에 파업을 강행하며 고객 불편을 초래했다는 비판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노조 측은 이런 시선에 대해 사측이 만들어낸 프레임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신입행원 페이밴드(직급별 호봉 상한제) 등 부당한 차별은 뒤로 숨기고 오직 금융노동자가 돈 때문에 파업을 일으킨 것처럼 호도했다"고 설명했다.

기사 댓글 등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서는 "만약 은행원이 입단협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파업하는 게 부적절하다면 은행 노동자에게는 단체행동권을 법에서 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모든 노동자는 노동3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파업 강행을 막지못한 사측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노조는 그간 교섭에서 성과급 문제 외에 신입행원 페이밴드,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 경력 인정, 점포장 후선보임제도 개선 등을 우선순위로 협상할 것을 요구했지만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노사 양측 모두 임단협 타결을 위해 언제든지 다시 교섭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7일 임직원 담화방송에서 "최선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대화에 만전을 기해왔다"며 "파업이라는 파국의 길을 걷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대화의 불씨를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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