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윤교 기자 = 금융감독원이 임원 인사에 앞서 국·실장 인사를 먼저 단행한다. 부원장보 인사 검증이 늦어지는 데 따른 조직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이번 주 중 국실장급 인사 및 조직개편을 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장급 인사 배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으며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헌 원장이 오는 13일부터 스위스에서 열리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회의에 참석차 출국함에 따라 이번 주 11일께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금감원 인사는 통상 임원 인사 후 부서장 인사를 실시해왔지만, 임원 인사가 답보상태에 놓이면서 순서를 바꿔 국장급 인사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인사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기에 다잡고 올해 업무에 조속히 매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예산안, 경영평가 결과 등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갈등을 겪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임원 인사를 앞두고 일부 임원이 사표 제출을 거부하는 등 내부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지자 청와대의 임원 인사 검증이 끝나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 인사 순서를 바꿔서라도 조직 혼란을 조기 수습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임원 인사보다 국실장 인사를 먼저 실시하는 것은 2016년 이후 두 번째다.

진웅섭 원장 시절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자리가 부원장급으로 격상되면서 인사 검증이 지연되자 임원보다 국장 자리를 먼저 바꾼 바 있다. 당시엔 부원장보 3자리에 3명의 인사만 추천돼 순서를 바꿔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부원장보 인사 검증이 2배수로 올라가면서 임원 승진에서 떨어진 국장들이 국장직을 유지할지, 업무에서 배제될지 등의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현재 김동성 기획조정국장, 이성재 여신금융검사국장, 이진석 은행감독국장, 이창욱 보험감독국장, 장준경 인적자원개발실장 등 5명이 부원장보 후보로 인사 검증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3명의 국장이 부원장보로 승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인사 시행 시기를 이달 말로 늦추는 등의 조치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국실장 인사는 소폭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부서장 85%를 대거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 만큼 이번에는 1963년생 이상 국장들이 일선에 물러나고 일부 발탁인사를 실시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조직개편 역시 감사원 지적에 따라 15개의 팀장급 자리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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