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최정우 기자 = 코스피가 새해 들자마자 2,000선이 무너지더니 이후 본격적인 반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협상의 물꼬가 트이면서 얼어붙은 증시의 투자 심리를 녹인 데다, 시장 수급도 조금씩 개선되면서 증시 바닥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9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011)에 따르면 코스피는 종가기준 지난 4일 1,993.70에 저점을 찍은 후 4거래일 만에 2,060선까지 올랐다.

코스피는 지난 7일에 이어 이날도 1% 넘는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1% 이상 오르면서 반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이 잘 풀리고 있다는 관측의 영향이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 계정에 "중국과의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투자 심리는 급격히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에도 미국 협상단은 협상 마무리 후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양국의 차관급 실무 대표단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협상에 들어갔으며 오는 9일까지 협상을 연장하기로 했다.

무역분쟁이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아가는 기미가 나타나자 증시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되는 양상이다.

전일 삼성전자 '어닝쇼크'의 여파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의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코스피를 떠받쳤다.

삼성전자가 3% 이상 올랐고, SK하이닉스, 현대차가 6%대, 2%대 상승률을 보였다.

외국인도 국내증시에서 순매도에 그리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 2일 26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후 하루씩 걸러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했다.

코스피가 1,990선으로 급락했던 지난 4일에는 1천233억원의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났지만 투매는 없었다.

전문가들은 연초 코스피가 어느 정도 바닥을 다졌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고,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신흥국 증시가 반등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열어두는 양상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대만 가권지수도 1%대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부장은 "이날 주가 상승은 미중 무역협상과 중국 소비진작 정책 기대 영향"이라며 "미중 무역협상은 입장 차이가 있으나 상품과 서비스 구매, 시장 개방에 대해서는 간격을 좁혔고, 기술이전과 국유기업 보조금 이슈가 남아있지만 미중 무역협상이 실무급 회담으로는 꽤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가 바닥을 찍었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실적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변동성은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4일 기록한 1,984포인트를 강한 바닥 지지선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둔화가 어느 정도 선반영됐고, 밸류에이션 상 과매도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했다.

정 연구원은 "코스피는 연초 급락 후 미중 무역협상개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발언 등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와 함께 반등 시도에 나서고 있다"며 "다만 2,050선은 작년 11월에서 12월 중반까지 박스권을 형성하던 가격대로 이탈 후 반등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 4분기와 2014년 2,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 대비 10% 이상 낮았을 당시 실적발표 전 이미 주가 하락이 반영됐다"며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이 2018년 4분기를 크게 하회하지 않으면 주가 반등의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12개월 후행 주당순자산비율(PBR)이 0.85배로 만성적인 저평가 국면을 보이고 있어 지수가 2,000선을 내준다해도 그 폭은 극히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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