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국 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를 둘러싼 갈등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정책 방향이 재차 확인된 데 따라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관망 신호를 보낸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영향을 받아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한층 강해진 연준의 비둘기파 성향에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재고 부담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속적인 유가 부양 시도에 5% 이상 올랐다.

연준은 12월 FOMC 의사록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은 예상보다 한결 완화적으로 운영할 것이란 점을 재차 확인했다.

연준 위원들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도 향후 금리 인상 폭과 시기는 이전보다 덜 명확하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또 앞으로는 비교적 제한적인 긴축이 더 적절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온건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정책 결정에 인내심을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주요 인사들도 일제히 이전보다 완화적인 발언을 내놨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연준이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면서, 제롬 파월 의장의 지난주 주장과 같은 의사를 표했다.

매파로 평가됐던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도 연준이 금리정책을 변경하기에 앞서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론은 유지됐다.

양국 차관급 협상단은 예정보다 하루 더 연장된 이 날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미국 측의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은 협상이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후 내놓은 성명에서 이번 협상에서 농산물과 에너지, 공산품 등 상당한 양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중국 측 약속에 논의를 집중했다고 밝혔다.

또 무역적자와 무역관행 개선을 위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면서, (백악관에서) 다음 단계에 대해 지침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 비상사태 선포가 여전히 가능한 옵션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및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회담 이후에는 트위터를 통해 "회담은 완전히 시간 낭비"라는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슈머 의원은 회담 시작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그냥 일어서서 가버렸다고 비판하는 등 양측의 대립이 격화했다.

한편,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1월 원유 수출 물량을 하루 평균 720배럴로 줄이고, 오는 2월에는 이를 710만 배럴로 더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1.67포인트(0.39%) 상승한 23,879.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55포인트(0.41%) 오른 2,584.9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0.08포인트(0.87%) 상승한 6,957.0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미 정부 셧다운 관련 논의,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연준은 12월 FOMC 의사록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은 예상보다 한결 완화적으로 운영할 것이란 점을 재차 확인했다.

연준의 주요 인사들도 일제히 이전보다 완화적인 발언을 내놨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낙관적 기대가 이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측이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과 미국 자본에 대한 추가적인 시장 개방 등에 대해서는 진전을 이뤘지만, 중국의 자국기업 보조금 축소나 지식재산권 보호 등에 대한 이견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역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한 논의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는 셈이다.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른 점도 주가 상승을 거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1월과 2월 원유 수출을 큰 폭 줄이겠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5% 이상 급등했다. WTI는 지난달 기록한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며 강세장으로 복귀했다.

다만 셧다운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주가지수는 장 막판 상승 폭을 줄였다.

이날 종목별로는 무역 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와 보잉이 각각 0.4%와 1.0% 올랐다.

업종별로는 유가 급등으로 에너지가 1.5% 올랐다. 기술주는 1.24% 상승했다. 반면 커뮤니케이션은 0.36% 하락했다.

이날은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변동성은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존스 트레이딩의 데이브 루츠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대표는 "모든 사람이 이른바 팡(FAANG) 등과 관련해 너무 부정적이었던 측면이 있지만, 변동성은 여전하다고 본다"면서 "지금도 여전히 머리기사에 따른 거래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 개월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모두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39% 하락한 19.9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2bp 상승한 2.728%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3bp 오른 3.025%를 나타냈다.

10년과 30년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2bp 하락한 2.563%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 13.1bp에서 이날 16.5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완화적인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이어 이날 공개된 12월 FOMC 의사록도 향후 금리정책에 대해 더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단기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지며 단기물 국채수익률은 하락했다.

다만 의사록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고, 향후 관망(wait and see)하는 접근을 암시하고 있는 만큼 장기 금리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져,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기존의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증시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등 안전자산 후퇴의 영향도 받았다.

슈왑 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추가 금리 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일부의 목소리가 나왔다"며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존스 전략가는 그러나 이날 의사록 영향은 거의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투자자 우려를 잠재울 만한 일들을 거의 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에 좀 더 인내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10일 다시 연설한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파월 의장으로부터 듣고 싶은 모든 것을 이미 들었다"고 말했다.

연준 위원 상당수는 의사록과 별개로 더 비둘기파적인 톤으로 이동했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면 경기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 역시 연준이 통화정책 인내심을 가져야 할 시기, 다음 금리 인상까지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과가 이날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낙관론은 여전히 우세하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올랐으며 뉴욕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계속되는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폐쇄(셧다운)에도 투자 심리는 긍정적이다. 극히 일부만이 실제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만 이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3월 1일까지 셧다운이 계속되면 미국의 'AAA' 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입찰은 비교적 강했다. 응찰률은 2.51배, 낙찰률은 간접 56.9%, 직접 20.8%였으며, 2.728%에 발행됐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져 안전 피난처로서 장기물에 대한 수요는 충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일 3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저조한 수요를 나타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97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763엔보다 0.793엔(0.73%)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53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402달러보다 0.01128달러(0.99%)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79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4.42엔보다 0.37엔(0.30%)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85% 내린 95.100을 기록했다. 3개월래 최저치다.

지난해 달러를 끌어올린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약해졌다.

연준 위원들이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한 데 이어 이날 공개된 12월 FOMC 의사록도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 더 완화된 접근 신호를 보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가질 수 있으며, 앞으로는 비교적 제한적인 긴축이 더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지난달 25bp의 금리 인상은 투표권을 가진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됐지만,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면 경기 침체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역시 연준이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가져야 할 시기로 다음 금리 인상까지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일 저가 매수가 일며 달러는 반등했지만, 비둘기 연준에 다시 하락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자산의 투자 매력이 커지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달러화 상승 요인이 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낙관론이 퍼졌지만, 달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오히려 주가와 유가 등 위험자산 랠리 영향으로 달러보다 더 위험한 통화의 강세를 부추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 연방정부 부분 폐쇄인 셧다운 문제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달러에는 부담이 됐다.

RBC의 아담 콜 수석 통화 전략가는 "무역협상 연장, 유가 상승, 투자심리 개선, 글로벌 주가 상승 등 위험 감수에 더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모두가 '리스크 온'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통화 전략가는 "FOMC 의사록은 확인했고, 파월 의장 연설이 예정돼 있는데, 연준의 더 최신 생각을 엿볼 수 있다"며 "만약 파월의 메시지가 시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기꺼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면, 달러는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UBS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브 외환 전략가는 "달러 약세는 대부분 연준의 분위기 때문"이라며 "무역협상 낙관론이 늘어나 위험에 민감한 통화들의 상승을 도왔으며 달러는 더 약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5일 오후 7시(현지시각)께 표결을 앞두고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 토론을 재개한 영향으로 유로와 파운드도 강세를 보였다.

유로-달러는 1.15달러대로 올라서며 지난해 10월 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파운드-달러 역시 0.65% 올랐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영향으로 캐나다 달러는 상승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58달러(5.2%) 급등한 52.3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8 거래일 연속 상승했으며, 지난해 12월 13일 이후 최고치로 반등했다.

또 지난달 24일 기록한 저점 대비 20% 이상 오르며 강세장으로 되돌아왔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 미국 재고 지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감축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가 적극적인 유가 부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1월 원유 수출 물량을 하루 평균 720배럴로 줄이고, 오는 2월에는 이를 710만 배럴로 더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저널은 사우디가 유가를 배럴당 80달러 선 부근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원유 수출을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하루 평균 80만 배럴 줄어든 710만 배럴로 감축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알 팔리 장관은 또 1월 산유량은 하루 평균 1천20만 배럴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 11월 산유량 1천110만 배럴과 비교하면 90만 배럴 줄어든 수준이다.

저널에 따르면 알 팔리 장관은 또 원유시장 균형을 위해 필요하다면 산유국에 추가 감산을 제안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부양 의지를 가감 없이 드러낸 셈이다.

미국 원유재고 발표 이후 상승 폭을 다소 줄였던 WTI는 알 팔리 발언이 전해지면서 급등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이어진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양국은 당초 예정했던 일정에 하루를 더해 이날까지 회담을 했다.

미국 협상단 일원인 테드 매키니 농무부 통상·해외농업 담당 차관은 협상이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원유 재고는 유가에 다소 부정적이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168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저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8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휘발유 재고는 807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천61만 배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20만 배럴 증가하고, 정제유 재고는 12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시장 예상에 거의 부합했지만, 가솔린과 정제유 재고가 대폭 증가하면서 유가에 반락 압력을 가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 등 산유국의 가격 부양 시도와 미·중 무역협상 가능성으로 유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WTRG의 제임스 윌리엄스 에너지 연구원은 "사우디가 감산 결정 당시 약속했던 것보다 수출을 더 많이 줄이며 유가에 상승 압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는 중국 경제와 원유 수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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