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업계 활성화를 위해 진입 규제를 대폭 완화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운용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진입 규제를 충분히 낮춰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는 총 234개사로, 헤지펀드 운용사로 불리는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는 160개사다.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46%가량이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운용사에 대한 진입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운용사 수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최근에도 헤지펀드 운용사의 자기자본 기준을 기존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내리며 진입 장벽을 다시 한번 크게 낮췄다.

진입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퇴출 유예기간을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줄이고 위법 여부 판단 주기도 연 1회에서 월 1회로 단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자산운용업계는 우리나라 금융산업 중에서 규제 수준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운용사의 경우 은행이나 보험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과 달리 회사 건전성이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는 특수성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회사의 자본력이 약하더라도 훌륭한 운용 능력이 있으면 시장에 진입해 성공할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경우 사모 운용사지만 종합자산운용사보다 많은 순이익을 달성하며 사모 운용사의 성공 모델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운용사 수가 너무 많아 관리가 어려운 데다 일각에서는 횡령 등 사건·사고가 일어나면서 운용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이름은 운용사지만 과거 자문사 수준의 소규모 회사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며 "잘나가는 몇몇 회사 외에는 어떻게 자산이 운용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곳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진입 규제가 낮아지면서 소규모 자본으로도 신규 회사들이 대거 진입했는데 성공적인 모델은 극소수여서 오히려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운용사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고, 당국 입장에서도 관리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규제 완화의 기본 취지는 경쟁이라는 시장 기능을 신뢰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가 생기면 규제를 해야겠지만, 헤지펀드 운용사와 투자자 모두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되도록 당사자들끼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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