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국내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경영목표로 삼으면서 정보기술(IT) 관련 인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전문 분야에 대한 인력 수급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은 디지털금융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IT 인력을 대거 채용할 방침이다.

은행권의 IT 인력 채용은 지난해부터 디지털금융이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폭 확대되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디지털 전문인력으로 경력직 150여 명을 채용했다.

그간 국민은행은 유관 부서의 요청에 따라 소규모로 전문인력을 수혈해왔지만, 최근 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례적으로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하반기 공채부터 IT·디지털 부문을 별도 신설해 채용에 나서고 있다.

NH농협은행과 기업은행도 일반 직군과 IT·디지털 직군을 나눠서 뽑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채용 동향을 보면 디지털금융 관련 부서뿐 아니라 일반 부서에도 이공계 출신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은행 산하 경제연구소에는 3분의 1 이상이 이공계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IT 인력은 은행들의 채용 방침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특정 전문 분야 인재에 대한 구인난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자산관리, 여신심사 등 여러 사업 부문에 AI를 비롯한 신기술을 활발하게 적용 중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AI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은행권 최초로 AI를 활용한 음성 금융상담 서비스 'AI콜봇'을 선보인 바 있다.

은행권이 AI 전문인력 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애초에 관련 인재풀이 매우 좁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지난해 발간한 '유망 SW분야의 미래일자리 전망' 보고서에서 2022년까지 AI 9천986명, 클라우드 335명, 빅데이터 2천785명,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1만8천727명 등 총 3만1천833명의 전문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국내를 대표하는 IT 기업들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전문인력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AI 인재풀 자체가 좁은 것도 문제지만 현재 은행의 조직문화가 보수적인 편이라 전문인력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과감한 인센티브 지급과 유연한 근무환경 등이 뒷받침돼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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