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이 애플과 삼성전자 발 악재에도 올해 초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로 기우는 모습을 보인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전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총 6거래일 중 4거래일 매수 우위를 보이며 692억 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미국의 애플 발 충격으로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내려간 이달 3일 730억 원을 순매도했지만, 다음날 1천127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애플은 2일(현지시간) 중화권 경제악화 등을 이유로 2019 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애초 890억~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낮춰 잡았다.

연기금은 또 삼성전자 발 어닝 쇼크가 시장을 강타한 지난 8일에도 코스피시장에서 118억 원 규모로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59조원, 영업이익이 10조8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연기금이 국내외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발 악재에도 매수로 기우는 이유는 코스피 2,000선 부근을 저가매수 구간으로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경기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지만, 코스피 2,000선 붕괴를 정당화할 정도로 투자여건이 나쁘지는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연기금은 작년 4분기에도 코스피가 2,000선을 위협받으면 주식을 매수하고, 2,100선을 회복하면 매도로 전환하는 매매 패턴을 보였다.

연기금 운용역은 "연기금이 코스피 2,000~2,100의 레인지 인식에 기대 박스권 하단에서 저점 매수, 상단에서 고점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초 연기금이 주요 기업들의 실적 관련 악재에도 '사자'에 나선 것은 이런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펀더멘털의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연기금이 계속 매수로 기울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44포인트(1.95%) 오른 2,064.71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19일의 2,078.84 이후 20여일 만의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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