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양적인 면 기대 못 미쳐…분배 개선도 체감 안 돼"

"이미 오래전 낙수효과 끝나…승자독식 경제 우리만의 문제 아냐"

"함께 잘사는 경제 만들고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 만들어야"

"경제정책 변화 분명 두려운 일…논란 있어도 반드시 가야 할 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새해 벽두부터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올해 처음으로 한 신년기자회견에서도 경제 성과를 올해 최대 목표이자 화두로 꺼내 들었다.

경제팀은 물론 정부 전체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도 상당 시간을 경제 주제에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 신년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지난해 전반적인 가계 실질소득을 늘리고 의료, 보육, 통신 등의 필수 생계비를 줄일 수 있었다"며 "또 혁신성장과 공정경제에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무엇보다 고용지표가 양적인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전통 주력 제조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분배의 개선도 체감되고 있지 않다. 자동화와 무인화, 온라인 소비 등 달라진 산업구조와 소비행태가 가져온 일자리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 낮아졌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이러한 경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야말로 '사람 중심 경제'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운 일이다"며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며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 국가'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우리는 사상 최초로 수출 6천억 달러를 달성했다"며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세계 6위 수출국이 됐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경제 강국 '30-50클럽'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또 "경제성장률도 경제발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적어도 국가 경제에서 우리는 식민지와 전쟁, 가난과 독재를 극복하고 굉장한 발전을 이뤄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세계가 기적처럼 여기는 놀라운 국가 경제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삶이 고단한 국민들이 여전히 많다"며 "우리가 함께 이룬 경제성장의 혜택이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에 집중됐고 모든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장기간에 걸쳐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소득의 비중은 경제성장률보다 계속해서 높아졌지만, 가계소득의 비중은 계속해서 낮아졌다"며 "이미 오래전에 낙수효과는 끝났다"고 말했다.

또 "수출의 증가가 고용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지도 오래됐다"며 "어느덧 우리는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97년 외환위기는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사회안전망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맞은 경제위기는 공동체의 불안으로 덮쳐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는 온 국민이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경제를 성장시켰지만, 고용불안과 양극화가 커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함께 잘 살아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며 "지난 20년 동안 정부마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충분히 경험한 일이다"고 했다.

또 "수출과 내수의 두 바퀴 성장을 위해서는 성장의 혜택을 함께 나누는 포용적 성장이 필요하다"며 "우리 국민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그것이 '포용 국가'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대 99 사회 또는 승자독식 경제라고 불리는 경제적 불평등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전 세계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는 드디어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성장의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며 "그래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은 '포용적 성장'을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람 중심 경제'와 '혁신적 포용 국가'가 바로 그것이다"며 "공정하게 경쟁하는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성장을 지속시키면서 '함께 잘사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미래의 희망을 만들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국민의 삶 속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며 "그러려면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소상공, 자영업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지역이 특성에 맞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봤다.

문 대통령은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혁신'이다"며 "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여 새로운 시장을 이끄는 경제는 바로 '혁신'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또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혁신성장'을 위한 전략 분야를 선정하고 혁신 창업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했다"며 "지난해 사상 최대인 3조 4천억 원의 벤처투자가 이뤄졌고 신설 법인 수도 역대 최고인 10만개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기·수소차 보급을 늘리며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며 "전기차는 2017년까지 누적 2만5천 대였지만 지난해에만 3만2천 대가 새로 보급됐다"고 설명했다.

또 "수소차는 177대에서 889대로 크게 증가했다"며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 수소차 6만7천 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버스도 2천 대 보급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유차 감축과 미세먼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올해부터 전략적 혁신산업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된다"며 "데이터, 인공지능, 수소경제의 3대 기반경제에 총 1조5천억 원의 예산을 지원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자율차, 드론 등 혁신성장을 위한 8대 선도사업에도 총 3조 6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며 "정부의 연구개발예산도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천기술에서부터 상용기술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이 혁신과 접목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같은 전통 주력 제조업에도 혁신의 옷을 입히겠다"며 "지난해 발표한 제조업 혁신전략도 본격 추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스마트공장은 2014년까지 300여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4천개를 포함해 2022년까지 3만개로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스마트산단도 올해 두 곳부터 시작해서 2022년까지 총 열 곳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규제혁신은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의 발굴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으로 정보통신기업 등의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이 용이해졌다"며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은 다양한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의 시행은 신기술·신제품의 빠른 시장성 점검과 출시를 도울 것"이라며 "기업의 대규모 투자 사업이 조기에 추진 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 특히 신성장 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역의 성장판이 열려야 국가 경제의 활력이 돌아온다"며 "지역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등으로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에 14개의 지역 활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공공인프라 사업은 엄격한 선정 기준을 세우고 지자체와 협의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조기 착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회안전망과 고용 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짜겠다"며 "고용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야말로 국민 삶의 출발이다"며 "고용 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이 함께 작동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올해 근로 빈곤층을 위한 근로장려금을 3배 이상 늘리고 대상자도 두 배 이상 늘렸다"며 "올해 총 4조 9천억 원이 334만 가구에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형 실업 부조' 제도도 마련해 구직 기간 중 생계 및 재취업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상용직의 증가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47만 명 늘어났다"며 "사회안전망 속으로 들어온 노동자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어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던 특수고용직, 예술인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혁신적인 인재를 얼마만큼 키워내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임기 내에 혁신성장 선도 분야 석박사 급 인재 4만 5천명, 과학기술·ICT 인재 4만 명을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 전문학과를 신설하고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를 통해 최고의 소프트웨어 인재들이 성장하는 것을 돕겠다"며 "신기술 분야 직업훈련 비중을 대폭 늘려 일자리가 필요한 이들의 취업을 돕고 기업과 시장이 커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장사가 잘되도록 돕겠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책의 크고 작음, 예산의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고 '포용국가'의 기반을 닦고 실행해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일 년, 국민들께서 평화의 길을 열었다"며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주역이 됐다. 힘의 논리를 이겨내고 우리 스스로 우리의 운명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노력하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눈앞에서 경험하고 확인했다"며 "한반도 평화의 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고 올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머지않은 시기에 개최될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은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다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고 평화가 완전히 제도화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가 곧 경제"라며 "잘살고자 하는 마음은 우리나 북한이나 똑같다. 남북 철도, 도로 연결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됐다"며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며 "남은 과제인 국제 제재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가 북방과 남방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신북방정책을 통해 동북아 경제, 안보 공동체를 향해 나가겠다"고 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통해 무역의 다변화를 이루고 역내 국가들과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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