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연초 서울외환시장의 주요 재료였던 미·중 무역협상이 일단락됐으나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 방향성을 잡는 데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

상·하단이 단단한 박스권 장세 속에 리스크온 재료가 더해졌으나 1,110원대 후반에선 기술적 매수가 나오면서 레인지 대응이 자동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10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3.1원 내린 1,119.00원에서 개장했으나 오전 10시 17분 현재 기준 1,120.60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하는 등 하방 경직성이 나타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양국 교류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가 강해졌으나 숏 심리가 상당히 제한되는 셈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에서 "미국과 중국은 1월 7~9일 베이징에서 경제·무역 문제에 대한 차관급 협상을 펼쳤다"면서 무역협상 마무리를 공식 확인했다.

이어 상무부는 "양측은 양국 정상의 중요한 합의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였으며 무역·구조적 문제에 대한 광범위하고, 깊고, 세부적인 교류를 펼쳤다"고 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역내 꾸준히 공급되고 있는 달러 매수 수요와 코스피 부진에 따라 하단이 지지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의 주요 참고 지표가 국내 증시에서 주가지수와 외국인 매매 동향에 있는 만큼 좀처럼 숏포지션이 구축되지 않고 있다.

A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협상 결과 자체보다는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며 "주식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고 드라마틱한 재료가 나오지 않는다면 코스피에서 추가적인 호재를 확인해야 달러-원 환율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일 장 마감 전 외신 보도를 통해 대체로 협상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된 만큼 달러-원 환율 하단이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달러-원 환율도 전일 장 마감 부근 숏포지션이 정리되면서 장중 저점을 딛고 올라와 1,120원대에서 마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은 여러 번 노출된 이슈인 데다 이미 지난해 말 양국 정상 간 회담을 통해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가격에 반영됐다고 본다"며 "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크게 확신할 만한 내용이 없다면 달러-원 하단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정과 연관이 있는 위안화 안정과 함께 원화가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보는 게 맞으나 현재 원화는 방향성이 없어 보인다"며 "달러 자체는 약세로 가닥이 잡히고 있으나 브렉시트 등 달러인덱스(DXY) 기준으로 달러 약세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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