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에서 저점 매수세를 다시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1,110원대 중반을 하단으로 하는 '레인지 인식'이 강해 숏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장 초반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에 달러-원 환율이 1,120원 선 언저리로 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원 1개월 물은 1,117원대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95.09까지 내린 달러 인덱스, 6.80위안을 찍은 달러-위안(CNH)과 비교해 달러-원은 조금 덜 내렸다.

특히 달러-위안은 지난해 8월 말 이후 약 4개월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대일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달러-위안 환율이 6.80위안대였을 당시 달러-원은 1,110원 아래에 있었다.

경제 경착륙 우려가 있는 중국의 달러-위안보다 오히려 달러-원 환율이 지지받는 경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해외투자 물량과 일반업체들의 결제 수요가 탄탄한 가운데 1,100원 빅 피겨 레벨 부담이 작용해 왔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달러-원 환율 하단이 지지받는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먼저 달러-위안의 경우 작년 11월 6.9위안대와 12월 6.8위안대를 거쳐, 올해 1월에는 6.7위안대를 넘보는 차트를 그리고 있다.

달러-위안이 6.80위안을 지나, 전저점 수준인 6.77∼6.78위안에 이르면 숏 포지션이 대거 구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역외 투자자들의 달러 매도세가 강하다면, 전일 장중 1,118∼1,120원대 초반에서 쌓인 롱 포지션이 스톱성으로 나올 확률도 높다.

달러-원 방향에 가장 중요한 재료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관련해서는 나쁘지 않은 평가가 나왔다.

3일 동안 이어진 차관급 무역협상에서는 중국이 미국산 제품 및 서비스 구매를 늘리고, 중국 시장을 미국 자본에 추가 개방하겠다는 점이 합의됐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와 관련해 단순한 전망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양국이 진전된 내용을 말하고 부정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확대하지 않았다.

지난달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입장이 드러났다.

위원들은 "추가 정책 결정의 폭과 시기는 이전보다 덜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또 기존 성명서의 '추가적 점진적 금리 인상' 문구에 '약간(some)'을 보탠 것은 "현시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제한적 규모의 긴축이 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1∼2회 기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정도의 비둘기파적 내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새롭게 가지는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 발언도 이어졌다.

특히 매파적 성향이 강한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정책을 변경하기에 앞서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다소 완화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해외 투자은행(IB) 중에서 가장 강경한 스탠스를 보여왔던 골드만삭스는 올해 연준이 2회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 3회 전망에서 한발 물러났다.

작년 골드만삭스는 올해 4회 인상을 주장했다가, 12월에 3회로 전망치를 낮춘 바 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양국이 노력하겠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이날 오전 10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 기자들을 대상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한다.

녹록지 않은 거시 경제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39%)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41%), 나스닥 지수(0.87%)는 상승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현물환 종가 대비 3.40원 내린 수준인 1,117.80원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1,118.00∼1,120.00원 사이에서 이뤄졌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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