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정크본드의 투자 위험이 커졌다며 탈출하라는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와 반대로 정크본드가 충분히 싸져 기회가 생겼다는 주장도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10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KKR 등은 "성장 둔화와 미국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에도 정크본드가 선택적인 매수를 보장할 만큼 충분히 싸졌다"고 주장했다.

투자등급 아래의 정크본드는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많이 하락한 만큼 올해 매력적인 투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ICE 데이터 서비스에 따르면 하이일드 회사채와 무위험 국채의 수익률 격차인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 4일에만 40bp가량 좁혀졌다. 2000년 이후 가장 큰 하루 움직임이었다.

이를 포함해 지난 4거래일 동안 신용 스프레드는 81bp 급락해 4.52%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4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올해 금리 인상에 접근할 때 더 많은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한 뒤 하이일드 채권이 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믿음이 생겨났고, 가파른 상승을 이끌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조디 루리 기업 신용 분석가는 "하이일드가 기회의 땅이라는 많은 얘기가 들린다"며 "경기침체 1년 전 통상적으로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개선됐다는 기대도 동반됐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에 경기침체가 있을 것이라는 게 컨센서스지만, 올해 하이일드 시장은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침체가 닥쳤을 때 채권 디폴트가 어떻게 급증하는지에 따라 정크본드 수익률은 달라진다.

투자자들 일부는 경제 성장이 둔화하더라도 즉각적인 경기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신호가 있는 한 수익률을 찾아 나설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해 3% 근방에서 올해 미국 경제가 2.2%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루리 분석가는 최근 정크본드가 랠리를 보인 것은 지난해 가파른 하락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하이일드 회사채는 지난해 2.3%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들어 9월까지만 해도 하이일드 회사채는 채권 투자 수익률 가운데 가장 강한 부분 중 하나였다.

루리 분석가는 "지난해 매우 부정적으로 끝난 뒤 단기적으로 랠리를 위한 진입 시점이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은 하이일드 회사채 수익률을 기존 3.3%에서 8%로 높여 잡았다.

현재 하이일드 채권에 집중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올해 들어 3.5% 정도로 좋다.

반면 건들락 CEO와 같은 회의적인 쪽에서는 정크본드 매수가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익률 곡선과 같은 경기침체 지표들이 경제 팽창기의 후반기에 있다는 점을 암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하향이 예상치 못하게 닥칠 경우 이런 정크본드는 더 가파른 가격 하락을 경험하게 되고,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페이스캐피털의 마이클 데 팔마 최고경영자(CEO)는 "경제는 군함과 같고 절대 가볍지 않다"며 "위험을 감수하는 환경이 예전만큼 탄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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