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정규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의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K-OTC가 대체 투자처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금융투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가 2,000선을 내주며 부진했지만, K-OTC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10억원 이상 증가하며 선전했다.

이날 거래대금은 32억2천만원으로 1월 평균 거래대금인 24억3천만원보다도 8억원가량 자금 유입 규모가 컸다.

반면, 지난 9일 지수가 2% 가까이 상승했을 때에는 19억8천만원이 거래되며 20억원을 밑돌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10월 증시 급락장에서도 나타났다.

당시 증시가 가파르게 추락하며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상반기 약 15조원에서 9조5천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K-OTC의 거래대금은 지난해 8월과 9월 각각 23억7천만원, 23억8천만원에서 34억5000만원으로 40% 가까이 급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증시 흐름에 맞춰 새로운 투자대안을 찾으려는 수요가 K-OTC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규 등록 종목의 증가와 대어급 기업공개(IPO) 기업들이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K-OTC 거래대금 상위 종목에는 웹케시와 비보존 등 올해 IPO 관심 종목들이 랭크돼있다.

기업 간 거래(B2B) 핀테크 서비스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웹케시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오는 16~17일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비보존도 이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거래소의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으로 대어급 IPO로 손꼽힌다.

금융투자협회 한 관계자는 "지난 2017년 K-OTC에서 신규 거래된 기업수는 6개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0개 가까운 종목들이 신규 등록됐다"며 "비보존과 웹케시, LS전선, 아리바이오, 지누스 등 IPO에 대한 기대가 높은 기업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주관사를 통해 바로 상장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상장 전 K-OTC 시장에 진입해 가격을 형성해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형성된 가격을 가지고 상장 시 공모가격을 주장할 수 있고 투자자들의 수요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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