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제18대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선거에 역대 최다 인원이 지원했다.

과거 고금리 대부업체와 동일시되던 저축은행의 수장 선출에 최근 많은 지원자가 몰리면서 저축은행 업계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가 전일 마감한 저축은행중앙회 회장 공모에 총 7명이 등록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 8일 황종섭 전 하나저축은행 대표가 가장 먼저 입후보 신청서를 제출했고 한이헌 전 국회의원, 박도규 전 SC제일은행 부행장, 박재식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성권 전 예스저축은행 대표,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남영우 전 한국투자저축은행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지만, 지속적인 자정 노력과 지난해 최대 실적 등으로 업계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9월까지 국내저축은행의 잠정 당기순이익은 8천51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5억 원(3.6%포인트) 증가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전년보다 성장세가 더 좋은 것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당기순익 1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단순히 이익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자본 적정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총 연체율은 가계대출 부문의 0.3%포인트 상승에도 기업대출이 0.2%포인트 내려 전년과 같은 4.6%를 유지했다.

요적립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10.8%로 2017년 말 대비 5.8%포인트 내렸으나 모든 저축은행이 요적립액 100% 이상을 충족했다.

저축은행의 최고금리 인하 관행도 제도 정비를 통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돼도 기존 대출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저축은행 표준 여신거래기본약관이 바뀌면서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면 저축은행 대출자의 기존 대출금리도 자동으로 인하된다.

저축은행의 위상 강화와 함께 과거와 달리 내정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모가 진행된 것도 흥행 성공에 중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에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은 사실상 결과가 미리 정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선거에는 특정 인물을 낙점하는 경우가 사라지면서 지원자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2015년 제17대 회장 선거 당시에는 후보자가 3명, 2012년 제16대 회장은 단독 후보자였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민간 출신 4명, 관료·유관기관 출신 3명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최종 선출 결과는 안갯속이다.

정부가 미리 회장을 정해 놓고 진행하는 '낙하산' 인사 선출 관행이 바뀐 만큼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 적격성 검사 등을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최종후보자명단'을 선정해 오는 16일 공식 등록할 예정이다.

최종 선거는 오는 21일 열리고 회원사 과반 참석, 참석 회원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회장을 선출한다.

복수후보 투표에서 3분의 2를 받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최다 득표자 2명으로 재투표해 과반을 받은 이가 당선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사실상 후보가 정해져 있어서 단독 후보가 올라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올해는 지원자가 많아 복수후보 추천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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