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의 첫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면서 국민연금의 두 회사 지분율 동향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국민연금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달 16일 회의를 열어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을 대상으로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지를 논의한다.

작년 7월 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이 두 회사를 상대로 처음 경영 참여 주주권을 행사할지를 논의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공단의 대한항공과 한진칼 지분율 동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최근 공시한 작년 4분기 주식 대량보유 내역에 따르면 보고서 작성 기준일인 작년 12월 20일 현재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68%다.

국민연금은 지분율 5% 이상 대량보유종목의 경우 분기별로 1%포인트 이상 지분변동이 있을 경우 해당 시점을 보고서 작성 기준일로 삼아 공시한다.

1%포인트 이상 변동이 여러 차례 있었을 경우 마지막 변동이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삼는다.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이후 장내 매수와 매도가 거듭되면서 계속 변화해 작년 말 기준 11.56%로 최종 공시됐다.

공단의 한진칼 지분율은 작년 4분기 주식 대량보유 내역 상으론 보고서 작성 기준일인 10월 31일 현재 7.34%다.

직전 보고서 작성 기준일인 9월 21일의 8.35%에 비해 1.01% 줄어든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2대 주주, 한진칼의 3대 주주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공식 천명한 만큼 오너 리스크로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데 대응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7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작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는 이밖에도 '땅콩 회항'과 '물컵 갑질' 등으로 국민 공분을 사왔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달 16일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어떤 조처를 할지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고, 다음 달 회의에서 이사 선임·해임과 같은 주주권을 행사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7월 말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의결하면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는 제반여건 구비 이후로 시점을 미루되 그 전이라도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한 경우에는 시행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가 주총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가져올지는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대한항공뿐 아니라 한진칼에도 상당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조양호 회장 일가 지분과 그 우호 지분에는 못 미친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있더라도 총수 교체 등의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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