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2019년 새해 외국인 채권 투자 패턴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1일 연합인포맥스 채권별·투자주체 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56·4565)에 따르면 이번 주 외국인은 장외시장에서 4일 연속으로 총 1조4천여억 원의 원화 채권을 팔았다.

올해 6월 만기도래하는 국고채(16-2호) 5천600여억 원, 2022년 9월 만기인 국고채(17-4호) 3천300여억 원, 2023년 만기 국고채(18-1호) 3천100여억 원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했다.

국채 16-2호와 17-4호의 경우 외국인은 이틀에 걸쳐 1천억 원 이상씩 분할 매도했다.

외국인의 계속되는 채권 매도 움직임에 달러-원 환율이 장중 일시적으로 가파르게 뛰기도 했으나, 심리적인 요인일 뿐 달러 환전과 연관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일단은 일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분산 성격의 채권 매도 행보라는 진단에 힘이 실리는 편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곳은 템플턴과 중국계 투자자다.

국제금융 시장의 한 전문가는 "연초 외국인의 채권 투자 방향이 바뀌었는지 주목하고 있다"며 "작년 유입된 금액에 비교해 작고, 기간도 짧으므로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곧바로 환전돼 나가기보다 재투자 기회를 보면서 기다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다음 주나 다음다음 주 정도면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 은행의 외환·채권 헤드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이유인지,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인지 봐야 한다"며 "외환(FX) 스와프 레이트가 올라 재정거래가 줄었다는 진단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글로벌 자본 이동 차원에서의 채권 자금이 움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주춤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매력적인 신흥국에 채권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견해다.

작년 말부터 달러-위안 환율이 내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이 반영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안화 달리 하단이 지지받는 달러-원 환율은, 금리 매력이 부각하는 신흥국 통화 범주에 포섭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달러를 매개로 위안화 등 신흥국 통화를 사고, 원화를 파는 형태의 거래를 시도하는 사례가 언급되고 있다.

이런 분석이 맞는다면, 우리나라 채권이 정리되고 중국 등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경우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의 경우 점진적으로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B 은행 베테랑 외환딜러는 "역외 투자자들은 올해 해외 자금이 중국 채권에 엄청나게 들어갈 것이라는 주제를 잡아 놨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이번 주 외국인 채권 자금 매도세는 환율에 중립적"이라며 "현시점에서는 레벨이 낮다는 이유로 롱 포지션을 잡을 수도 없고, 흥분해서 숏을 가져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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