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정크등급 기업이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물량의 규모가 9년래 최대치에 이르면서 리파이낸싱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0일(현지시각) 분석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투기등급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총량은 42% 급감하며 4천10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앞으로 3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정크본드 물량은 총 1천72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는 만기를 앞둔 물량을 신규 발행 물량으로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보기 위해 두 지표 간 차이를 측정했다며 그 비율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년 사이 2.3배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그만큼 미국 정크등급 기업들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악화했다는 의미다.

무디스는 "정크등급 기업들의 채권 발행량이 줄고 만기를 앞둔 물량이 증대했다는 것은 리파이낸싱 리스크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마켓워치는 지난해 말 증시가 폭락하면서 정크본드 발행기업들이 자본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정크본드 신규 물량이 아예 없었다.

다만 정크본드 투자자들은 만기가 임박한 수천억달러 규모의 기업 부채를 뜻하는 이른바 '채무의 벽'을 둘러싼 공포는 종종 착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빚더미에 오른 기업이라도 채무 만기가 다가오면 차환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정크본드는 콜옵션이 포함된 만큼 원한다면 만기 이전에 채무를 상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켓워치는 "그럼에도 정크등급 기업들은 과거보다 금리가 더 오른 상태에서 리파이낸싱을 준비해야 한다"며 "미국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기업 실적도 이전만 못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의 조달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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