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행정부의 부분폐쇄(셧다운) 장기화 부담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소폭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셧다운 장기화 우려 속에서 9개월 만에 하락한 인플레이션에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비둘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셧다운 장기화 등의 악재 속에서도 저가 매수가 우위를 보이며 소폭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9거래일 연속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이 우위를 점하면서 하락했다.

미 정부 셧다운은 21일째를 기록해 이전 최장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여전히 대립하고 있어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국경장벽을 건설할 것이란 기존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되풀이했다.

하지만 급하게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완화된 입장을 보였다.

다음 주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주요 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 중국 경제 둔화 공포 등도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노동부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하락(계절조정치)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1% 하락이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1.9% 상승했다. 2017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연간 상승률이다. 전문가 예상치도 1.9% 상승이었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2% 올랐다. 전문가들도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2% 높아졌다. 시장 예상과 부합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7포인트(0.02%) 하락한 23,995.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38포인트(0.01%) 내린 2,596.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59포인트(0.21%) 하락한 6,971.4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2.4% 올랐다. S&P 500 지수는 2.54%, 나스닥은 3.45% 각각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 셧다운 및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미국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이번 주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대 등으로 꾸준히 올랐다.

이날은 기존 재료들의 동력이 시들해졌지만, 셧다운이 장기화하는 데 따른 부담은 커지면서 소폭 하락했다.

통상 일시적 셧다운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장기화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S&P는 셧다운이 2주 더 이어지면 경제적 손실이 60억 달러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놨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전일 셧다운이 길어지면 경제 지표에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 주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주요 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앞서 실적 전망을 낮추며 시장에 충격을 준 데 이어, 전일에는 메이시스 등 주요 유통기업도 일제히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다만 미국 자동차 업체 GM은 이날 시장 예상보다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6.0%~6.5%로 하향 조정키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중국 경기 둔화 우려도 지속했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서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오는 30~31일 미국을 찾아 협상을 이어갈 것이란 소식이 나왔다.

다만 이런 재료가 이미 가격에 상당폭 반영된 데다, 양국의 구체적인 합의에 대한 새로운 내용도 나오지 않는 만큼 시장 반응은 이전보다 제한적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하는 등 안정적인 물가 흐름이 유지되면서 통화 긴축 부담은 한결 경감됐다.

최근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안정적이라면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날 주요 지수는 하락 출발한 이후 장 후반으로 갈수록 차츰 낙폭을 줄여 장을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양호한 실적 전망을 한 GM 주가가 7% 급등했다. 반면 스타벅스 주가는 중국 경제 둔화로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이란 골드만삭스의 지적 여파로 0.7%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유가 반락으로 에너지주가 0.63% 내려 가장 부진했다. 기술주는 0.14% 내렸다. 반면 금융주는 0.17% 올랐고, 필수소비재는 0.3%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셧다운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조세프 송 경제학자는 "결국에는 국경장벽 관련 합의가 이뤄지고 정부가 다시 문을 열겠지만, 정치는 물론 경제·금융의 고통이 발생한 이후일 것"이라면서 "2주간의 셧다운은 성장률을 0.1%포인트 갉아먹고, 소비 및 투자가 지연되면서 추가 악영향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72% 하락한 18.1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0bp 하락한 2.701%를 기록했다. 이번 주 4.0b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8bp 떨어진 2.547%에 거래됐다. 이번 주 5.9bp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 가격 격차는 전장보다 16.6bp에서 이날 15.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관심이 쏠린 인플레이션 지표는 완만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여유를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0.1% 하락했다. 11월에 전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하다 하락세로 돌아섰고 시장 예상에도 부합했다. 전월 대비 CPI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 대비 0.2% 올라 석 달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시장 예상과도 일치했다.

연준은 크게 튀어 오르지 않는 인플레이션을 추가 금리 인상에 더 인내심을 가질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완만한 인플레이션이 확인됨에 따라 연준으로서는 분기에 한 번의 금리 인상을 멈추고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금리 인상 기대를 더 낮아졌다.

연방기금선물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금리를 인상할 확률을 19% 반영했다. 한 달 전 56%에서 하락했다. 또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4% 반영했다.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오르면 고정 수익인 채권값에는 악재가 된다.

펜 뮤추얼 에셋의 마크 헤펜스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단 금리 인상 중단이 시작되면 그것은 계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성장에 대한 의문이 너무 많고, 해결돼야 하므로 연준의 금리 인상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현 수준의 금리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21일째 지속해 최장기 타이기록을 세운 셧다운은 위험자산 투자에 우려 요인으로 부각됐다.

셧다운으로 경제 지표가 미뤄지거나 취소된 가운데, 투자자들과 연준은 경제 모멘텀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뉴욕증시와 유가는 연속 상승을 뒤로하고 하락세로 전환되는 등 위험자산 선호도 다소 퇴색했다.

한편, 이날 오후 미 국채시장에는 주요 전산거래 플랫폼의 문제로 거래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거래 장애는 비교적 이례적인 일이다.

일부에서는 거래 장애로 영향이 컸다고 지적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미 거래량이 얇아진 상태였다고 주장해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모든 거래가 중단됐으며 시스템 붕괴로 시장이 약간 하락세로 흘렀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면 엄청난 유동성 부족이 나타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직후라든지, 더 민감한 시기에 거래가 중단됐다면 더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54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479엔보다 0.065엔(0.06%)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62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974달러보다 0.00349달러(0.30%)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4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4.73엔보다 0.31엔(0.25%)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13% 오른 95.684를 기록했다. 이번 주 0.49% 하락했다.

달러화는 장 초반 방향성을 모색하다 결국 상승세로 돌아섰다.

펀더멘털 영향이라기보다 유로화가 주요 저항선에 부딪힌 뒤 기술적인 요인들로 달러화가 상승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템푸스의 존 도일 딜링·트레이딩 부대표는 "유로가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저항선을 만나자 달러에 손절매성 매수가 일었다"며 "달러 상승을 이끈 것은 어떤 펀더멘털 적인 요인도 아니다"고 말했다.

도딜 부대표는 "유로-달러에 가파른 움직임이 나타난 뒤 시장 전반에 달러 매수세가 나타났다"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달러가 더 많이 오르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비둘기파적인 색채가 더 짙어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달러 매도를 촉발했다. 유로-달러는 이번 주 1.1581달러까지 올랐고,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올라갔다.

유로-달러는 지난 3개월간 성장 우려와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 정책 종료가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신호에 1.12~1.15달러의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BMO 캐피털의 그레그 앤더슨 외환 전략 글로벌 대표는 "연준의 금리 전망이 1월 들어 지금까지 달러 약세를 이끈 주요 요인"이라며 "어제 파월 의장은 대차대조표에 대해 유연성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는 대차대조표에 대해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월 의장의 혼재된 메시지가 금융시장 전반에 안도감을 줬지만, 달러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전혀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개월 만에 하락해 인플레이션 관련 우려도 덜었다.

21일째를 맞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은 달러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MUFG는 "미국 정부 셧다운과 재정적자 등도 달러 약세 요인"이라며 "셧다운은 이날까지 3주째에 접어들었고, 하루 더 이어지면 미국 역사상 최장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이 나온 뒤 파운드화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를 덜며 큰 폭 상승했다. 파운드-달러는 0.78% 올랐다.

FXTM의 루크만 오퉁가 분석가는 "브렉시트 연기 보도 이후 파운드화가 공격적으로 상승한 것은 파운드화가 브렉시트 헤드라인에 극도로 민감하고 크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영국 의회는 오는 15일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 관련 투표할 예정이지만, 시장은 통과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ING의 크리스 터너 외환 대표는 "유로는 달러 약세 스토리에 상승했는데, 유로-달러가 숏스퀴즈로 1.162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며 "다만 유럽 경제지표가 약해 미국 시장에서 나온 순환자금을 끌어들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잇따른 경기 부양 조치에다 미국과의 무역 낙관에 달러-위안은 6.7위안대에서 추가 하락했다. 위안화는 이날 지난해 7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달러(1.9%) 하락한 51.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7.5%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달 말 방미해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류 부총리가 오는 30~31일 방미할 것이란 보도도 이어졌다.

다만 이런 재료가 이미 가격에 상당폭 반영된 데다, 양국의 구체적인 합의에 대한 새로운 소식도 나오지 않는 만큼 시장 반응은 이전보다 제한적이었다.

유가는 양국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 등으로 전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바 있다.

연속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가운데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일부 외신은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6~6.5%로 낮출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에는 6.5%였다.

중국 경기 둔화는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직접 자극하는 요인이다.

미국이 행정부 부분폐쇄(셧다운)가 최장 기록을 경신하는 등 장기화 한 점도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약화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하지만 미국 산유국 증가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들면서 낙폭은 제한됐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 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가 873개로 이전 주보다 4개 줄었다고 밝혔다. 2주 연속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이 유가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추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급락 이후 상당폭 반등한 만큼 글로벌 경기 상황 등을 주시하면서 상승 동력은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트레디션의 젠 맥기리언 부대표는 "지금까지 얻었던 강점 중 일부는 이제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프레임 펀드의 휴 프레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 둔화를 경험한다면 유가는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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