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결 있는 퇴임 임원의 행장 복귀는 은행에 손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DG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김태오 회장에게 대구은행장 겸직을 요청한 배경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DGB금융 이사들은 13일 발표한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 담화문을 발표하고 "현재로서는 기존 대구은행 문제와 조직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고 밝혔다.

이사들은 "은행 이사회에서 추천한 후보를 포함한 퇴임 임원에 대해 공식, 비공식적인 만남과 협의를 통해 은행장으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검토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앞서 은행 이사회는 박명흠 전 대구은행 부행장을 포함해 2명의 인사를 추천했다. DGB금융 이사들은 퇴임 임원을 포함해 20여명의 후보군을 검증해왔다.

그러면서 "적임자를 찾느라 몇 달씩 이어진 직무대행 체제를 지속하는 것 역시 대외적으로 기업의 불안정을 공표하는 모습이라 이 또한 바람직하지 않았다"며 "김태오 회장에게 차기 은행장을 육성하는 책임과 함께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겸직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지난해 취임 당시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만큼 이사회의 이번 결정이 쉽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사들은 "겸직 체제의 분리를 기본원칙으로 은행장 선발작업을 해왔기에 또다시 회장과 은행장 겸직이라는 결정은 큰 부담이었다"며 "하지만 은행장 공백 상태가 지속하거나 직무대행 체제하에서의 체제 분리는 의사결정의 혼란과 불필요한 자원의 소모로 이어져 어떤 것도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회장의 은행장 겸직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선 과거와의 단절이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이사들은 "대구은행 사태는 잘못된 기업 문화, 내부갈등, 파벌싸움 등이 그 시발점"이라며 "이제는 과거와의 잘못된 연결고리를 끊고 새롭게 시작할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귀책 사유와 흠결 있는 퇴임 임원이 은행장으로 복귀하는 모습은 대외적인 신뢰와 은행 이미지 쇄신에 큰 오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은행장을 겸직하게 될 김 회장의 가장 큰 과제로는 기업 문화 정립과 차기 은행장 육성을 손꼽았다.

이사들은 "대구의 자존심이자 지역민의 기업인만큼 조직의 혁신을 통한 새로운 기업 문화가 정립돼야 한다"며 "한시적인 겸직 기간 동안 역량 있는 차기 은행장 육성을 위한 합리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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