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황윤정 기자 = 자산운용사의 진입과 퇴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운용사 M&A(인수·합병) 시장이 활짝 열릴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매물로 나온 ABL글로벌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 등 외에도 추가 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무회의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에는 자산운용사의 최저 자기자본 요건을 완화해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새 개정안으로 인해 자산운용업계의 합종연횡이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신규 진입이 활성화되는 동시에, 부실 운용사의 퇴출도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운용사는 등록 이후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 등록업무 단위별로 최저자기자본의 '100분의 7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자기자본이 미달할 경우 지금까지는 유예기간이 1년이었지만, 앞으로는 6개월로 단축됐다. 자기자본 규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주기도 기존 연 1회에서 월 1회로 강화됐다.

업계에서는 이 시행령이 시행되면 운용사 간의 M&A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운용사들 이외에도 추가 매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운용사는 중국 안방보험 계열사인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 DGB금융지주의 손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 한일시멘트가 대주주로 있는 칸서스자산운용 등이다.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은 중국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보유한 중국 정부가 해외 자산 매각 방침을 밝히며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내부적으로 모회사인 생명보험사와 분리 매각 방침을 결정했으나 아직은 답보상태다.

DGB금융지주는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하이자산운용의 매각을 결의했다. 곧 매각자문사를 선정하고, 다음 달 중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를 배포할 계획이다.

칸서스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8월 고든앤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우발채무 발생 등의 문제로 인해 인수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 외에도 230여개 운용사 중 80여개의 운용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에,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인가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설립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 보유 등의 요건이 있는데 인가를 받을 때까지 영업은 못 하면서 월급만 줘야 하기 때문에, 인수하는 것이 운용업 진출에 더 쉬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 운용사들의 매각가가 높지 않기 때문에, 가격 매력 등으로 인수에 대해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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