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국내 금융시장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국내 언론들의 기준금리 관련 보도에는 당시 경기에 대한 진단이 담길 수도 있고 금리와 관련한 독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들이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대상으로 한 국내 언론 보도에서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기법을 활용해 단어별 빈도수를 추출하고 그 함의를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부터 약 10년 동안 한국은행 기준금리 관련 국내 언론 보도에는 어떤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했을까.

14일 연합인포맥스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키워드를 포함한 국내 48개 언론 매체 5만7천171건의 보도를 분석한 결과 기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대출'이었다.

2008년 3월 7일부터 2018년 8월 31일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 관련 보도에서 '대출'은 총 13만871회 등장하며 단어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 동향과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며 기준금리는 금융권의 대출과 예금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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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보도 상위 30개 빈출 단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언론 보도에 가장 많이 등장한 1~30위까지 단어에는 대출과 연관된 단어들도 다수 관찰됐다.

대출을 받는 장소인 '은행'은 9만3천790회 등장해 전체 빈도 순위로는 3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투자'는 13위, '주택'은 20위, '기업'은 27위, '가계'는 29위에 올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보도 상위 30개 빈출 단어 중 대출 관련 단어. 출처 : 연합인포맥스>



대출 관련 단어 외에도 30위권에 등장한 단어들은 대체로 경기 진단이나 상태나 정도를 나타낸 단어로 나눌 수 있었다.

경기 진단 관련 단어에는 '경제'(4위), '시장'(5위), '전망'(7위), '금융'(9위), '물가'(10위), '미국'(11위), '경기'(12위), '환율'(26위) 등이 있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보도 상위 30개 빈출 단어 중 경기 진단 관련 단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이외에 '인상'(2위), '인하'(6위), '상승'(8위), '성장'(15위), '하락'(16위), '증가'(19위), '동결'(23위) 등 상태나 정도를 나타내는 단어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보도 상위 30개 빈출 단어 중 상태·정도 관련 단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보도에서 특히 대출 관련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 것은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관련해 일반인들과 기업에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준금리 보도에서 대출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한 것은 아주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모두 기준금리에 맞춰 변동하지만, 일반인이나 기업의 재정 상황에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대출금리"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특히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2012년부터는 위험 수준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가계부채 1천500조원에서 금리가 1% 변화하면 대출금리는 15조원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결정과 관련해 사람들의 관심이 대출금리에 쏠려 있는 것이 데이터로도 확인이 된 셈"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한국은행 통화정책 결정의 어려움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마다 가계의 대출 문제 때문에 정무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 돼 버린다"며 "금리를 결정할 때는 경기가 과열이냐, 앞으로 경제 상황이 어떨 것이냐를 최우선으로 고민해야 하는데 대출금리 변화에 따른 반발을 걱정할 수밖에 없으니 전문적인 정책 결정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문제점 중 하나는 가계가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라며 "은행들의 대출을 장기 금리에 연동되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으며 이는 한국은행의 현재 금리 결정 과정을 정상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언론 보도 분석 대상 기간. 출처 : 연합인포맥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에서 제공한 기사 중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키워드로 포함하는 보도를 대상으로 했다. 분석 기간은 2008년 3월 7일부터 2018년 8월 31일까지다.

한국은행은 2008년 3월부터 정책금리를 콜금리 목표에서 한국은행 기준금리로 변경했으며 2008년 3월 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문부터 기준금리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바 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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