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연의 전망대>경기순환 및 추세, 그리고 포용적 성장
<배수연의 전망대>경기순환 및 추세, 그리고 포용적 성장
  • 승인 2019.01.1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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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포용적 성장 정책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둔화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추세와 순환에 대한 개념 정립이 우선돼야 경기와 성장 정책에 대한 논쟁도 쟁점을 좁혀 나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양한 경기순환 이론

경기 변동(Business Fluctuations) 또는 경기 순환(Business Cycle)이란 자본주의 국가에서 전체적인 경제 활동 수준이 주기적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1862년 프랑스의 쥬글러(Juglar,C.)가 평균 6년에서 10년에 걸쳐 일정한 주기를 갖고 호황,침체,회복의 3단계로 구성되는 경기변동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 통상 10년 단위의 경기순환을 '쥬글러파동'이라고 일컫는다. 설비투자가 주요 변수인 쥬글러파동은 최근들어 4~5년으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925년 콘트라티에프(Kondratiev, N. D.)는 50년을 주기로 하는 장기 파동에 대해서 분석하기도 했다.18세기 말부터 1920년까지의 영국, 프랑스, 미국의 경제변수들을 분석하면약 50년을 주기로 하는 장기 파동이 관측된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콘트라티에프 파동'이다.

1923년 키친(J. Kitchin)은 1890∼1922년 사이의 영국과 미국의 어음교환액 · 도매물가 · 이자율의 변동과 재고 등의 동향을 분석해 40개월을 주기로 하는 단기파동이 존재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단기 경기순환을 진단할 때 활용되는 이른바 '키친파동'이다.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등혁신의 아이콘인슘페터(Schumpeter, J. A.)는 세 개의 키친 파동이 하나의 쥬글러 파동을 형성하고, 다시 여섯 개의 쥬글러 파동이하나의 콘트라티에프 파동을 형성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슘페터는 각 파동의 원인이 키친 파동은 재고의 축적에, 쥬글러 파동은 기술혁신에, 콘트라티에프 파동은 철로, 전기 등과 같은 혁명적 변화에 그 동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는 장단기에 걸쳐일정한 주기를 갖고 호황, 침체, 회복의 3단계로 구성되는 변동이 반복된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뚜렷한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 흐름을 알려주는 지난해 11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비 0.2포인트, 미래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비 0.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동행지수는 8개월, 선행지수는 6개월째 내리막이다

정부가 경기둔화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주력 제조업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경기 하강국면에 진입할 조짐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우리의 경기가 어떤 파동의 어느 지점에 있는 지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왜 포용적 성장이 필요한지 주목해야

일부 전문가들은 포용적 성장을 위한 각종 정책은 단기 경기활성화 대책이 아니라는 점을 혼동하면서 경기 논쟁도제대로된 논의 구조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용적 성장을 위한 정책은 기조적인 성장률 하락의 추세를 지연시키거나 반전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봐야 한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저출산 노령화가 맞물려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우리 경제 기조의 대변환을 추구하는 정책이라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GDP가 1조5천300억달러 수준으로 세계 12위 규모의 경제 대국이다. 분기 성장률도 전년대비 기준으로 2%대의 성장률을 기록해 OECD 회원국에 비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으로 일부 진통이 있지만나라가 망할 정도의 경기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린고비 경제 그만하고 복지재정 확 늘리라'고 충고한 점도 포용적 성장과 맞물려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장교수는 신자유주의로 구조화된 한국 경제가 복지를 중심으로 지금 포용적 성장 전략을 짜지 않으면 5년 뒤에 진짜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OECD 등도 한국이 풍부한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좀 더 확장적인 재정정책과 복지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권고한 바 있다.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일종의 도그마(독선 또는 독단)도 다시 생각해 볼 대목이다. 우리의 재정 건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제 겨우 시작한 포용적 성장을 위한 지출로 우리의 재정이 거덜 날 정도가 아니라는 의미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회원국의 GDP대비 조세수입 평균은 34.2% 수준이다. 사회보장기여금을 포함한 국민부담률이기도 한 조세수입은 전년 대비 0.2% 포인트 상승해 1965년 통계치를 작성한 이래 최고 수준이다.우리는 국민부담률이 회원국의 평균치에 한참 못 미치는 26.9% 수준이다. 그나마 지난해 0.7%포인트 오른 결과다. 회원국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민부담률로도 우리의 재정 건전성은 통합재정 수지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일한 흑자 국가이기도 하다. 회원국 가운데 미국 ,터키,칠레,멕시코만 우리보다 국민부담률 혹은 조세수입이 낮은 수준이다. 이러니 장 교수가 우리의 경제정책을 자린고비 수준이라고 힐난하는 것이다.

이제 제대로 된 논의구조를 가지고 논쟁해야 한다. 경기변동과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에 대한 대책도 구분하지 못하는 논쟁은 너무 소모적이다. (취재부본부장)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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