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대림그룹이 이해욱 회장의 취임으로 변화를 예고했다. 가장 큰 사업회사인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에서 회사 일을 시작한 그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이를 결자해지할지 이목이 쏠린다.

14일 대림에 따르면 이해욱 회장은 지난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하며 경영 승계를 위한 첫걸음을 디뎠다. 대림엔지니어링은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의 전신인데 이곳에서 실무를 배웠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지자 1999년에 대림산업 구조조정실에서 처음 관리직을 맡게 된다. 이후 2005년까지 기획실장으로 전무까지 지낸다.

지난 1998년 3천600여명이던 대림산업의 직원은 이후 10%가량이 줄었고 2실·10본부·1연구소의 조직(건설사업부 기준)은 2004년에 2실·6본부·1연구소로 달라졌다. 조직을 바꾸면서 토목(21%)과 건축(16%), 플랜트(13%) 공사의 매출 비중이 건축(32%), 토목(24%), 플랜트(23%)로 모두 확대했다. 상가나 아파트 등 상품 분양사업의 비중을 줄여 위험을 회피했다.

이와 함께 대림산업 석유화학산업의 매출 비중이 약 절반가량으로 축소했다. 이 회장은 석유화학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고 석유화학 사업 빅딜, 해외 메이저 석유화학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그룹 전체의 재무위기 탈출에 기여했다고 대림은 소개한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산업의 부회장을 거쳐 이제 회장에 올랐다. 그룹 내 가장 큰 사업회사인 대림산업은 주택경기 우려를 앞두고 다시 변화를 예고한다.

대림산업은 건설업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전략을 내세운다. 미국 대규모 석유화학단지에 대한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developer) 방식의 투자나 호주, 칠레, 요르단 등 7개 국가에서 진행 중인 에너지 디벨로퍼 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새로운 가지를 뻗고자 정리되는 부문으로 플랜트가 거론된다. 이미 플랜트사업본부 임원 다수를 정리했고 선별적 수주전략이 강조돼 일감과 조직이 줄어들 처지다. 본부 이전까지 논의되는데 모두 이해욱 회장이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실상 플랜트부문으로 입사한 이 회장이 이를 결자해지하는 셈이다.

대림산업 플랜트 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9천9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73억원으로 이익률이 0.7%에 불과하다. 플랜트 부문에서 공사를 진행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회수보류액은 2천899억원이다.

다만, 대림산업은 주택부문이 호황을 보이면서 디벨로퍼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현금자산이 확대 중이다. 지난해 말 1조9천억원대인 현금성 자산은 올해 3분기에 2조1천270억원까지 늘었다.





류종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대림산업 건설부문의 양호한 공종 구성과 제조부문의 가세로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성은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며 "대림산업이 검토 중인 미국 오하이오주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창출력을 크게 개선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돼도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 저하 폭이 크진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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